연말 보행로 완공 계획…덕수궁·국세청 별관 일대 경관 조명도 개선

주한영국대사관이 자리 잡아 끊겼던 덕수궁 돌담길 170m 구간이 132년 만에 다시 연결돼 올해 안에 시민이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된다.

25일 서울시의회 최판술(더불어민주당, 중구1)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28억원을 들여 중구 정동 영국대사관 주변에 폭 3∼6m, 연장 170m의 보행로를 조성한다.

덕수궁 돌담길 회복과 시민 개방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2014년부터다.

영국은 1884년 덕수초등학교와 세실극장 사이의 부지를 매입, 현재 덕수궁 돌담길은 대한문부터 세실극장, 대한문부터 정동교회를 거쳐 덕수초등학교 구간만 통행이 허용된다.

2014년 10월 서울시는 영국대사관에 협의를 요청했고, 11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콧 와이트먼 전 영국 대사와 오찬하며 본격적인 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대사관 측은 이후에도 보안담당 공무원 입국 후 구체적으로 협의하자며 말을 아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월부터 서울과 영국 간 실무협의가 이뤄졌다.

3월 업무협약 안을 확정한 뒤 박 시장과 찰스 헤이 신임 영국대사 간 만찬이 이뤄지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5월에는 '덕수궁 돌담길 회복사업 공동추진' 양해각서를 공식적으로 체결했다.

서울시는 "역사와 나라의 애환, 문화가 서린 돌담길 전 구간을 시민이 누릴 수 있게 한국과 영국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며 세계 유일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5월까지 보상을 마치고 착공해 연말까지 보행로를 완공할 계획이다.

시는 보행로 조성에 맞춰 덕수궁 돌담길의 경관 시설도 개선, 근대도시와 연계한 문화예술 공간과 전통 궁궐이 어우러지는 밤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의회 건물과 대한문으로 연결된 광장이 조성되는 구간에 LED, 투광, 스포트라이트 등 조명을 활용할 방침이다.

경관 개선 공사도 보행길 회복사업과 연계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