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찰 이어 22일 고용부 창원지청 조사 받아

'갑질'로 물의를 빚은 김만식 전 몽고식품 명예회장이 전날 경찰에 이어 22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출석해 운전기사 폭행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변호사를 대동한 채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조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그는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겠으나 아닌 부분은 아니라고 하겠다.

진실 그대로 밝히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심경을 묻자 김 전 회장은 "심장도 벌떡벌떡 뛰고 혈압도 높아지고 있다.

혈당치가 식사 전엔 300, 식사 후엔 400까지 올라가는 지경이다.

죄송하고 면목없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회장 조사에 앞서 고용부 창원지청 관계자는 "경찰과 마찬가지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운전기사 진술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형법상 폭행이 아닌 근로기준법상 폭행 혐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전 회장이 폭행 당시 사용자 지위에서 종속관계에 있는 운전기사를 구타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업무 중 운전기사가 폭행을 당한 게 맞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근로기준법엔 사용자는 업무 수행 중인 근로자를 폭행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조사가 끝나는대로 법리 검토를 거쳐 김 전 회장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21일 오후 경찰에서 4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폭행 혐의를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담당한 마산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일부 부인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시인했다"며 "김 전 회장 추가 조사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기사 진술과 사실관계를 검토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몽고식품에서 2대 회장을 지낸 김 전 회장은 지난해 연말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주장한 운전기사가 나타나 '회장님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몽고식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자 김 전 회장 부자가 대국민 사과에 나섰으나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들었다.

이후 경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폭행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가 시작되면서 피해를 봤다는 다른 직원들까지 나타나 '갑질' 사건은 상황이 더 악화됐다.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home12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