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대 최초 유전체의과학과 설립
통합 유전체 정보기술개발로 글로벌 TOP5 목표

가천대 길병원이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를 개소하고, 한국인 유전체에 대한 통합 정보기술개발에 나선다. 또 국내 의대 최초로 가천의대에 유전체의과학과를 설립해 유전체 분야의 산학연병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20일 오후 이근 길병원장, 정명희 가천의생명융합연구원장, 한시훈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 개소식을 개최했다.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는 국민검진센터 건물 7층에 만들어졌다.

맞춤의료 기술개발을 위한 유전체 연구란
유전체(지놈, Genome)는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종류의 유전 정보를 통칭하는 단어다. 사람에게는 약 30억 쌍의 염기 서열 정보와 1000만개 정도의 특이 돌연변이가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유전체 정보에 대한 연구는 맞춤의료의 원천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유전체 의학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연구 분야 중 하나다. 암 표적 치료가 대표적인 분야다.

유전체 정보의 축적과 함께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 또한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어 두 분야를 결합해 질병의 발생 유무, 성격, 예후 등에 대한 예측, 진단, 예방 및 맞춤의료 기술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암 표적치료 등 일부 분야에서는 유전체 의학을 이용한 치료가 실용화되는 단계에 있다.

유전체의학 연구 분야 2020년 까지 글로벌 TOP5 진입 목표
국내에서 유전체의학 분야의 연구는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초보단계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전체를 분석할 수 있는 시설이 제약사 등 상업을 목적으로 한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대학을 중심으로 학문적 기반과 연구 교육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늦어져, 유전체 의학을 접목한 임상적 적용 사례는 미미한 수준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연구소 개소를 시작으로, 유전체 의학 연구에서 2020년까지 글로벌 TOP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이길여암당뇨연구원은 2008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와 공동으로 한국인 유전체 서열해석에 성공한 바 있다. 이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세계적인 저력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 개소하는 유전체의과학연구소는 한국인의 특징적인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인 통합 유전체 정보원(Integrated Korean Genome Central Portal)을 개설해 유전체는 물론 임상 병리 영상 등이 3차원적으로 유전체 정보와 함께 분석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약 57억원을 들여 연구 기자재 및 연구비 등을 지원했다. 연구 시설은 국민검진센터 7층에 마련되고, 향후에는 현재 신축 중인 가천의대 건물 1개 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한시훈 교수 등 핵심 연구 인력 대거 영입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 소장은 현재 미국 워싱턴의과대학 유전체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인 한시훈 교수가 맡았다. 한 교수는 2006년부터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에서 소아과 및 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사유전과의 주임교수로 대학과 소아병원에서 임상 교육 연구를 책임지고 있다. 한 교수는 미국 내에서도 700만 달러의 펀딩을 받아 유전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해당 분야 권위자다.

한 교수는 2015년 2월부터 가천대 길병원 초빙교수로서 재직 중이며, 유전체 의과학이 한국에 체계적으로 정립될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가천의대는 국내 의과대학 가운데 최초로 유전체의과학과를 설립하고 현재 5~7명의 교수를 충원 중에 있다. 유전체의과학과는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와 연계해 교육-연구-산업의 통합 환경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한 교수는 “유전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면 앞으로 한국 의학의 미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가천대와 가천대 길병원이 미래의학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