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친구 진술 확보…"살해 후 가방에 담아 버렸다고 들었다"

서울 '가방 속 시신' 사건의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친구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달 17일 경기 평택시 자택에서 숨진 정모(31)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휴대전화 통화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정씨가 16일 오후 6시께 친구 조모(31)씨를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정씨가 조씨를 만난 것은 마포구에서 가방에 든 김모(23·여)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 약 1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정씨는 김씨의 전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16일 저녁 정씨를 만나 술을 마셨고, 17일 새벽 정씨로부터 '여자친구와 집에서 말다툼하다 목 졸라 살해한 뒤 옷을 벗기고 가방에 담아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김씨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감정 결과 김씨의 오른팔에 난 상처에서 정씨의 DNA가 검출됐다.

경찰은 조만간 국과수로부터 부검 결과를 공식 통보받으면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다른 증거자료 분석 결과를 종합해 사건을 마무리하고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김씨는 앞서 16일 오후 5시 10분께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터널 위쪽 유턴 차로변에 놓인 가방 안에서 알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정씨도 하루 뒤인 17일 오후 9시 10분께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pul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