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4층·지하4층 없애고 객실도 207→91실로 계획 보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강력히 추진해온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 부지 내 전통한옥호텔 건립에 대한 세 번째 심의가 20일 예고돼 관심이 쏠린다.

호텔신라의 장충동 한옥호텔 사업은 2012년과 2013년 두 번 모두 퇴짜를 맞았다.

호텔신라는 2011년 8월부터 4층짜리 한옥호텔과 3층짜리 면세점을 포함해 장충단 근린공원, 지하주차장을 짓는 사업을 구상해왔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는 '자연경관 훼손·재벌 특혜'라는 주장과 '숙박업소 확보·관광 활성화' 주장이 맞서 두 차례 심의가 보류됐다.

도계위는 한양도성과 인접한 입지여건을 고려해 지상과 지하 층수를 줄이고 도성과 떨어진 거리(이격거리)도 더 늘려야 한다며 호텔신라에 보완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도계위 소위원회에서는 도심 내 한옥호텔의 선례가 없는 점을 고려해 목(木)구조 준수와 한식기와·전통창살 사용, 처마선 노출 등 건축 방식과 건물 배치, 층수 등에 대한 최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문화재청, 산림청 국유림관리소,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와 한양도성도감과, 주차계획과, 역사도심재생과, 도시계획상임기획단의 검토도 이뤄졌다.

호텔신라는 서울시 보완 요청에 따라 호텔 건립계획을 기존 지상 4층에서 3층으로, 지하 4층에서 지하 3층으로 2개 층 축소해 다시 제출했다.

최고 높이가 15.9m에서 11.9m로 줄어든 셈이다.

총면적도 2만 6천470㎡에서 1만 9천494㎡로 26% 줄였고, 객실 수도 207개실에서 91개실로 116개실을 감축했다.

호텔신라 입장에선 첫 계획보다 손해를 보더라도 사업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양도성과의 이격거리는 기존 20.5m에서 29.9m로 늘렸다.

한양도성과 한옥호텔이 조화를 이루도록 토목 옹벽을 줄이고 한옥이 군집해 멀리서 봤을 때 지붕 기와가 중첩되는 전통마을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호텔신라는 또 기단부와 시공은 현대적 공법을 접목하되 기둥과 보 등 목구조와 마감은 한옥 기준을 준용하겠다고 밝혔다.

노후건물 철거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확보되는 공간에는 한양도성으로의 진입로를 회복하고 한옥호텔과 가까운 탐방로의 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호텔신라는 관광버스 주차장 20면 확보, 주변 조선시대 남소영 터와 장충단, 박문사 계단, 흥화문, 영빈관 등 안내 표지석 설치에도 협조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 부서들은 호텔신라의 보완내용을 두고 요구 사항이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으며, 이날 도계위가 사업 통과 여부를 확정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