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몰아친 설악산서 1명 숨지고 1명 구조…3개 국립공원 입산 통제
등산객 일부 중청대피소 대피…기상악화로 헬기구조 '난항'


강원 전역에 강추위가 몰아치는 가운데 설악산에서 잇따른 조난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구조돼 겨울철 산행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난 18일 오후 5시 40분께 대청봉에서 약 100m 떨어진 아래 지점에서 김모(6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일행 2명과 함께 전날 설악산을 찾았으나 하산 도중 갑작스레 탈진과 저체온증을 보였다.

일행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산악구조대원들이 30여 분만에 김씨를 발견했으나 저체온으로 숨진 뒤였다.

김씨는 겨울철 복장과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무리하게 산행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또 다른 김모(60)씨도 일행과 함께 산행에 나섰다가 조난돼 중청대피소에서 1.4㎞ 떨어진 지점에서 구조됐다.

이날 설악산은 오후 들어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급격히 떨어지고, 초당 20m의 강풍이 불었다.

설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탐방로 별로 소요되는 등산 시간을 고려해 이날 오전 11시에 입산을 마감하고 통제했으나 갑자기 변한 날씨 때문에 진행속도가 떨어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강풍 탓에 헬기가 뜨지 못해 시신 운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청대피소에는 전날 등산객 30여 명이 갑작스러운 한파를 피해 피신했으며 현재 8명이 동상증세를 호소하는 등 10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설악산사무소와 소방당국은 강풍이 잦아들면 헬기로 이들을 구조할 방침이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기온이 급강하하고 한파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19일부터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3개 국립공원의 입산을 통제한 상태다.

공단 측은 통제된 3개 국립공원의 탐방로는 기상 상황이 호전되면 안전 여부를 점검하고 나서 개방할 예정이다.

이승찬 국립공원관리공단 방재관리부장은 "겨울철 산행은 보온과 안전장비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기습한파 또는 폭설시 야외활동은 될 수 있으면 삼가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conan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