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아들의 시신을 훼손하고 냉동보관한 혐의를 받는 A(34)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자 1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원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생 아들의 시신을 훼손하고 냉동보관한 혐의를 받는 A(34)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자 1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원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과수 "외력 가해져 발생"…'넘어져 생긴건지 구타 때문인지' 규명해야
2012년 4월말 결석→7월 마지막 진료기록…"폭행 관련성은 확인 안돼"


시신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발견된 경기도 부천의 초등학생 A군(2012년 당시 7세)의 얼굴과 머리 등에서 멍이나 상처로 인한 변색이 발견됐다.

19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A군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통보한 구두소견에서 "A군의 머리와 얼굴 등에는 멍이나 상처로 인한 변색 현상이 관찰되며, 이는 A군에게 외력이 가해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군 아버지(34)의 주장처럼 강제로 목욕시키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쳤을 가능성 이외에 심한 구타를 당해 사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A군의 아버지는 뇌진탕을 일으킨 아들을 한 달가량 집에 방치하자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34) 진술은 남편의 이런 주장과 거리가 있다.

A군 어머니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아들이 목욕 중에 다쳤다는 내용은 진술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들이 숨지기 전날까지도 외상이 없었고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병원에 보내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군 어머니는 경찰에서도 "남편이 아들을 지속적으로 체벌했고 당시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남편의 연락을 받고 집에 가보니 아들이 이미 숨져 있었다"고 진술해 A군의 죽음이 예견된 것이 아닌 갑작스런 것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신빙성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국과수는 A군의 사망 원인 등 정확한 부검 결과는 추후 통보할 예정이다.

경찰 수사에서 A군은 학교에 결석하기 시작한지 2개월여 뒤까지도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군이 2012년 7월에 병원에서 진료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A군이 부천의 모 초등학교에 입학했다가 결석하기 시작하면서 행방이 묘연해진 2012년 4월 말부터 2개월여가 지난 시점이다.

경찰은 의료기록을 통해 A군이 여러 차례 병원과 약국을 다닌 사실을 확인했지만 2012년 7월 이후 진료내역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의료기관을 수차례 다닌 것이 부모의 학대나 폭행으로 인한 상처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2012년 4월 말부터 자신이 주장하는 사망시점(2012년 11월 초)까지 집에서 아들에게 교육 관련 방송을 보게 하거나 학습지를 풀게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숨진 A군이 2005년 6월 출생신고 당시 어머니의 성으로 등록됐다가 2개월 뒤 아버지의 성으로 바뀐 것과 관련, 부모가 동거 중에 출산한 A군을 처음에 어머니 성으로 등록했다가 정식 혼인신고 후 아버지 성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유전자 검사에서 A군과 구속된 부모는 친자관계가 이미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A군 아버지에 대해 2차 프로파일링(범죄심리분석)을 실시했다.

A군 아버지는 1차 프로파일링에서 초등학교 3년학년 때부터 홀어머니 아래서 과도한 '경제적 가장'의 역할을 요구 받으며 자란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친어머니로부터 체벌을 많이 받았고 다친 경우도 있었지만 병원에 간 적은 없었다"면서 "아들이 숨질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부천연합뉴스) 신민재 최은지 기자 smj@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