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단원고 희생자 92명에 안내문…"심려끼쳐 죄송"

병무청이 최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90여 명을 대상으로 징병검사 안내문을 보내 논란을 빚고 있다.

병무청은 징병검사 안내문을 받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지난 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92명을 대상으로 징병검사 안내문을 발송했다"며 "대단히 죄송하고 가족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18일 밝혔다.

병무청이 징병검사 안내문을 보낸 92명은 모두 1997년생인 단원고 남학생으로, 지금도 살아있다면 올해 징병검사 대상이다.

징병검사 안내문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에게 보내진 사실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알려졌다.

이 시장은 안내문을 받은 가족이 밤새 울었다며 "이 정도도 배려해주지 못하는 나라"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징병검사 안내문이 발송된 것은 이들의 사망신고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병무청의 설명이다.

병무청은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를 징병검사 대상에서 제외하고자 신상정보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국무조정실 등 관련 부처는 '현행법상 유족의 동의 없이는 줄 수 없다'며 전달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청 관계자는 "관련 기관과 좀 더 긴밀히 협조했어야 하는데 절차상 원활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병무청의 이번 일의 재발을 막고자 지난 1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의 동의 아래 희생자 명단을 받아 1996∼1998년생 남성 140명을 징병검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행정 절차상 문제와 대책 등을 추가로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