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대학성당에서 엄수된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영결식에서 헌화하며 애도하는 추모객들 사이로 운구행렬이 지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대학성당에서 엄수된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영결식에서 헌화하며 애도하는 추모객들 사이로 운구행렬이 지나고 있다.
벽제 시립 승화원에서 화장…장지는 공개되지 않아

20년 수감생활에서 느낀 소회를 담은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을 펴낸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18일 오전 11시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대학성당에서 성공회식 학교장으로 열린 영결식에는 칼바람이 부는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유족과 지인, 일반 시민 등 1천여명이 찾았다.

유족과 지인들은 성당 영결식장을 가득 메웠으며,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추모객은 교내 피츠버그홀에서 복도와 바깥까지 가득 메운 채 영결식 생중계를 지켜봤다.

교정 곳곳에는 신 교수의 제자들이 손수 적은 메시지가 담긴 엽서 수백여장이 붙어 있었다.

이 엽서에는 '사람이 희망임을 온몸과 영혼으로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대의 스승으로 진심으로 존경하며 돌아가심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등의 글귀가 담겨 신 교수를 추모했다.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조사를 낭독했다.

이 교육감은 "역사의 한가운데서 싸운 고인은 깊은 성찰로 고난을 넘어 절망이 아닌 희망, 단절이 아닌 연대, 분노가 아닌 깨달음을 보여줬다"며 "험한 20년의 옥사를 창조적 역사의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진영종 성공회대 교수회의장·윤미연 서울여대 초빙교수·고민정 KBS 아나운서·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 등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또 가수 정태춘씨는 추모곡 '떠나가는 배'를 불렀다.

영결식 중 "아픔이나 비극도 꼭 그만한 크기의 기쁨으로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야말로 기쁨의 근원이다"라고 말하는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되자 영결식장은 울음소리로 뒤덮였다.

영결식은 신 교수가 생전 즐겨 부르던 동요 '시냇물'을 추모객들이 함께 부르며 끝을 맺었다.

영결식이 끝나고서 고인의 시신은 국화를 든 추모객들이 양측으로 늘어선 길을 따라 300여m를 이동해 학교 정문 운구차로 옮겨졌다.

고인의 영정은 생전 많은 시간을 보냈을 연구실에 마지막으로 들렀다.

이달 16일 차려진 빈소에는 첫날 3천500여명, 둘째 날 4천여명, 이날 350여명 등 모두 7천850여명이 찾았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아 투병생활을 이어가던 신 교수는 이달 15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신 교수의 시신은 벽제 시립 승화원으로 옮겨져 화장된다.

장지는 유족들의 의사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