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7시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 호텔 2층 남산1홀. 양원준 포스코 HR실장(상무)이 “추위가 만만치 않네”라며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활짝 웃으며 들어왔다. 김민환 LG화학 전무, 박해룡 LS산전 인사총괄 상무, 이상규 휴비스 인력개발실 상무도 뒤를 이었다. 금세 20여명이 모였다.
"유일한 경쟁력, 인적자원의 미래 함께 고민하죠"
이 모임은 한국인사관리협회가 개최하는 ‘CHO(최고인사책임자)포럼’. 지난해 5월 시작됐으며 매달 둘째 화요일에 열린다.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과 이 처장이 핵심 멤버다. 이 처장은 지난해 5월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임에 참석했다. 이들이 새벽에 모이는 것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문학 철학 사회과학 등의 분야에서 명사들의 강의를 통해 ‘지적 자양분’을 공급받는다. 더불어 CHO 간 정보를 교류하고 네트워크도 다진다.

이날은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의 뉴스브리핑으로 포럼이 시작됐다. 허 위원은 지난 한 달간 주요 일간지의 시사 이슈를 정리하고, 올해 미리 보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경제, 국제, 북한, 4강, 변화를 제시했다.

2부 인문학 강의에선 이기동 성균관대 교수가 ‘한국인의 기상과 자질’이란 주제로 30분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역사는 흐름’이라고 정의한 뒤 “돈 중심의 흐름에서 마음 중심의 흐름으로 역사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임직원들의 마음을 챙긴다면 자연스레 돈도 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3부 HR특강에서 김범열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16년 HR 어젠다’를 소개했다. 그는 “포천의 급성장기업 100대 기업도 산업의 흐름을 따라 변했다”며 “CHO들도 이런 흐름을 꿰차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상대주의 성과제도를 폐지하고 절대평가를 도입한 제너럴일렉트릭(GE)과 어도비의 사례도 들려줬다.

그동안 CHO포럼에는 이 처장을 필두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김영기 전 LG전자 부사장, 한성권 현대자동차그룹 인사실장,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사장, 이현봉 넥센타이어 부회장 등이 강사로 나섰다. 또 전미영 서울대 교수가 ‘트렌드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함규정 한국감성스킬센터장이 ‘똑똑한 조직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주제로 강의를 했다.

CHO포럼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아 ‘최우수 회원’으로 꼽히는 이 처장은 이 모임에 대해 “한국의 핵심 경쟁력인 인적 자원의 활용과 미래 변화에 대해 고민하는 모임으로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양 상무는 “인적 자원과 관련한 국가·사회적 이슈를 다루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모임”이라며 “매달 둘째 화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 인적 자원에 대한 고민도 터놓고 얘기한다”며 “앞으로도 노동개혁, 생산성 향상, 일자리 창출, 여성 및 고령 인력 활용, 대·중소기업 인력 이슈 등을 다루면서 많이 배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심상운 한국인사관리협회 부회장은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잠재능력을 개발·육성해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신념으로 CHO포럼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인사관리협회는 1976년에 설립된 국내 최고의 인사관리전문협회다. 다음달 CHO포럼은 16일에 열린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