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봉동 방천둑길에 조성된 ‘김광석 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김광석 동상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대구 대봉동 방천둑길에 조성된 ‘김광석 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김광석 동상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김광석 거리, 신해철 거리, 송해 공원, 김수현 작가 거리, 강민호 야구장 ….

대구시(중구)가 조성한 ‘김광석 거리’가 지역관광 활성화 성공사례로 떠오르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가수와 연예인, 작가 등 유명인의 이름을 딴 거리 및 공원을 잇따라 조성하고 있다.

가수 이름을 딴 전국 첫 거리는 대구 김광석 거리다. 하루 10명도 다니지 않던 시장 뒷골목이 요즘 평일엔 2000여명, 주말에는 7000여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김광석 거리는 가수 김광석이 태어나 어릴 때 산 곳으로 알려진 대구 대봉동 방천둑길 350m와 인근 방천시장 일대로 2010년 조성됐다. 벽화거리와 빈 상가를 리모델링한 카페, 공방, 갤러리 등이 들어섰고 김광석조형물과 야외공연장도 조성됐다. 오춘희 문화해설사는 “방문객 절반가량이 김광석을 잘 모르는 20대지만 국내외 방문객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2013년 4만명이던 방문객은 지난해 114만명이 다녀갔다.

경기 성남시는 가수 신해철의 연습실이 있던 성남시 수내동 160m 거리에 ‘신해철 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중심광장에 라디오 방송이 가능한 공개 스튜디오를 설치해 10년 이상 인기를 끌었던 신해철의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을 다시 들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착공한다.

대구 달성군은 2018년까지 옥연지 일원에 ‘전국노래자랑’ 무대와 조형물, 송해우체국, 송해광장, 원로 희극배우 코너를 갖춘 ‘송해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송씨의 고향은 이북이지만 부인의 고향이 달성인 인연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군은 화원유원지, 강정고령보, 디아크(The ARC), 사문진 주막촌, 마비정 벽화마을 등을 연계한 관광벨트로 만들기로 했다.

충북 청주시는 ‘드라마 대모’로 불리는 김수현 작가의 고향인 청주에 한류 드라마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김수현 아트홀과 한류 드라마 거리도 생긴다. 청주시 관계자는 “2017년까지 96억원을 들여 한류 명품 드라마 테마파크를 조성하면 관광객의 지역 체류시간이 늘어나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의 기부로 건립된 양산시 ‘강민호 야구장’은 지난 6일 준공됐다. 강민호 야구장은 양산시 물금읍 황산공원 내 200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정규 규격 야구장이다.

서울시는 고척스카이돔 옆 안양천 야구테마거리에 박찬호 선동열 등 야구선수 핸드프린팅을 전시하는 등 국내 야구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곳엔 한국야구 기록의 거리도 들어선다. 오익근 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유명인 효과를 활용한 스토리텔링형 관광마케팅 전략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지방종합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