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가운데)와 생체의료용 고분자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이 13일 연구실에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상용 기자
박재형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가운데)와 생체의료용 고분자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이 13일 연구실에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상용 기자
13일 오후 경기 수원에 있는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의 생체의료용 고분자 연구실. 연구실 책임자인 박재형 화학공학부 교수와 연구실 대학원생 20여명이 6시간에 걸쳐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암 치료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나노 기술과 관련해 각자의 연구 진행 상황을 발표하고 서로 조언을 나눴다.

이 연구실은 전국 대학원 연구실 가운데 가장 많은 ‘글로벌 박사 펠로십’을 배출했다. 글로벌 박사 펠로십은 정부가 세계적 수준의 박사 인재 양성을 위해 마련한 장학제도로 5년에 걸쳐 1인당 연 3000만원이 지급된다. 항암제를 암세포까지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물질을 연구하는 한화승 씨(27) 등 대학원생 4명이 여기에 잇따라 선정됐다.

이와 함께 소속 대학원생 19명 중 16명이 ‘대통령 포닥(박사후 연구원) 펠로십’, ‘미래기초핵심리더 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대통령 포닥 펠로십은 국내 박사후 연구원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장학제도로 연 1억3000만원씩 5년간 지원금이 나온다. 지난해 글로벌 박사 펠로십에 선정된 엄우람 씨(26)는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 대부분이 지원금을 받으며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에 따라 4년 전 5명에 불과했던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이 4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는 괄목할 만한 연구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년간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 등 생체의료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에 51편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실은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삼성의료원 등과 공동 연구를 하기도 한다.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은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비결로 끈끈한 팀워크를 꼽았다. 매달 두 번씩 박 교수와 연구실 소속 모든 대학원생, 졸업한 박사 연구원들까지 모여 토론을 벌인다. 다른 연구실에서 흔한 교수와 대학원생 간 1 대 1 지도 대신 연구실에 소속된 학생들이 연구 내용을 공유하고 연구 방향을 잡아간다.

박 교수는 “한국은 미국 독일 등에 비해 연구개발비용이 부족해 신약 개발이 어렵다”며 “기존에 나온 약품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