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출 기획 박탈한 셈…다시 심리"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이 지나기 전 선고한 판결은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항소이유서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고 20일 이내에 제출하면 된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강모(52)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심리를 다시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광주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2월 혈중알코올농도 0.126% 상태로 화물차를 몰다가 승합차를 들이받고 피해차량 주인을 때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같은해 5월 면허 없이 운전하다가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별도 기소된 사건 역시 징역 6개월이 선고됐다.

2심은 지난해 10월7일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하기로 했고 같은날 두 번째 사건의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강씨에게 보냈다.

재판부는 구두변론을 거쳐 같은 달 22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강씨측이 두 번째 사건의 항소이유서를 내긴 했지만 '양형부당 및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라고만 적었고 구체적 이유는 나중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대법원은 "항소심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정기간 내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의해 심판하는 것이므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경과를 기다리지 않고는 항소사건을 심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출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판결을 선고해 재판을 마친 것은 항소이유서 제출 기회를 박탈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