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총기사건 차량도 CCTV연결 'WASS'시스템에 잡혀

지난해 7월 14일 경기 수원서부경찰서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새벽 수원역에서 여대생 A(당시 22세)씨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A씨의 남자친구 B(23·대학생)씨는 오전 1시 20분께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수원역 인근 거리에서 잠들었는데 어떤 남성이 '여자가 토했다.

물티슈를 사오라'며 깨워 편의점을 찾으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둘 다 사라졌다"고 신고했다.

지갑 등 유류품이 발견된 한 건설회사 주변 CC(폐쇄회로)TV를 살펴보던 경찰은 이 회사 관계자 C(당시 46세)씨가 A씨를 납치하는 듯한 영상을 확보, C씨 추적에 나섰다.

C씨의 차량을 긴급 수배하고 위치추적에 나서 그의 차량이 충청도와 강원도를 오가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바로 찾아낼 수는 없었다.

차량과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파악하는 C씨의 위치는 실시간이 아니라 1∼2시간 가량 차이가 났고, 차량 방향만으로 주변을 추정해 순찰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위치나 고속도로 톨게이트 통과 기록 등은 일일이 영장을 발부받아 자료를 요청해야 받을 수 있다보니, 수배차량 추적에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게 담당 형사들의 설명이다.

그러던 중 경기청 공조요청을 받고 수색하던 강원청 소속 경찰관들은 같은날 오후 5시 30분께 원주의 한 저수지 인근 야산에서 C씨 차량을 발견한데 이어 나무에 목매 숨진 C씨도 발견했다.

오전부터 C씨 위치 추적에 나섰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C씨를 검거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C씨 차량의 이동경로를 쫓아 C씨가 건설회사 화장실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새벽시간대 평택의 한 배수지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밝혀내고, 다음날 A씨 시신을 수습했다.

발빠른 경찰 수사는 빛을 발했지만 수배 차량 실시간 추적의 기술적 한계 탓에 C씨 검거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사라질 전망이다.

경찰이 수배차량 검색시스템(WASS·Wanted Automobile Scanning System)을 도입, 수배 차량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2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WASS는 도내 CCTV 1천374대와 연결돼 현장을 지나는 수배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경찰은 지난달 7일부터 이 시스템을 도입해 긴급한 수배 차량을 추적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대전에서 발생한 총기 강도미수사건 피의자를 경기 광주경찰서 경찰관들이 사흘만에 검거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시스템 덕분이었다.

당시 용의자 차량이 성남에서 광주 방면으로 설치된 차량번호 인식용 CCTV에 찍히자, 경기경찰청 112상황실에는 경보가 울렸다.

경찰은 그의 차량을 뒤쫓아 20여분간 추격전을 벌였고, 용의자는 광주시 곤지암읍 곤지암리 옛 읍사무소 주차장에서 포위됐다.

검거 직전 용의자가 소지하고 있던 총기로 자신의 머리 부위를 쏘아 숨지긴 했지만, WASS 시스템을 활용해 수배 차량에 대한 실시간 추적과 검거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경기청 관계자는 "WASS 시스템에 입력된 수배 차량이 특정 지역 CCTV에 찍히면 곧바로 112상황실과 지역경찰, 형사 등에게 이동경로가 전파돼 실시간 추적이 더욱 쉬워졌다"며 "개인정보 보호 문제 때문에 모든 수배자를 시스템에 입력할 수는 없고, 긴급한 사건이 발생한 경우 수사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goa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