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논란’에 휘말렸던 모바일게임 ‘이터널 클래시’를 개발한 게임제작사 벌키트리의 김세권 대표가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

이터널 클래시는 벌키트리가 지난 3년간 개발해 지난해 12월31일 정식 출시한 모바일게임이다. 일부 이용자로부터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쓰는 단어를 게임에서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이터널 클래시’ 공식 카페에 사과문을 올리고 “이번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지겠다”며 “상황을 마무리하는 대로 대표이사직을 사퇴하고 개발 업무만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부분은 게임 난이도에 따라 나눠진 단계(챕터)별 이름이다. 벌키트리는 이터널 클래시의 일부 챕터명을 ‘4-19 반란 진압’ ‘5-18 폭동’ ‘5-23 산자와 죽은자’라고 달았다. 이용자 사이에선 4·19 혁명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비하하는 내용이라며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일부 이용자는 이터널 클래시를 ‘일베 게임’이라고 부르며 이용을 거부하고, 게임 개발사인 벌키트리와 서비스 업체 네시삼십삼분(4:33)에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터널 클래시의 앱스토어 별점 점수(1~5점)를 낮추기 위해 게임을 다운받고 최하점인 1점을 주기 시작하면서 평균 별점이 급락하기도 했다. 현재 문제가 된 부분은 삭제된 상태다.

김 대표는 “챕터 제목과 로딩 메시지 문구 등 논란의 핵심이 된 부분을 작업한 기획 책임자를 사건 발생 이후 모든 업무에서 제외하는 동시에 중징계 조치했다”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해고 등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마케팅 및 운영업체인 네시삼십삼분은 9일 유통 및 검수 책임자를 징계하고 이터널 클래시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에서 특정 정치색을 띠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일일이 검수하는 것은 어렵다”며 “앞으로 게임 개발사나 유통사가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