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개인재무관리 ABC] (36) 주식도 옵션이다
현대차 주식에 대한 콜옵션이란 미래 현대차 주가가 어떤 값이 되더라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가령 2월 말 현대차의 실제 주가가 어떻든 그 시점에서 이 주식을 15만원에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증권이 콜옵션이다. 즉 2월 말 주가가 20만원이면 15만원에 살 수 있고, 주가가 15만원 이하라면 이 옵션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요약하면, 미래에 손해 날 일은 없고 운이 좋으면 이익을 볼 수 있는 자산이 옵션이다.

옵션과 비슷한 성격의 자산으로 로또나 자동차 보험을 들 수 있다. 이 자산들은 보유자에게 미래에 현금이나 혜택을 제공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 혜택의 가능성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일정한 가격을 지불해야만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로또나 보험보다 옵션에 더 유사한 자산이 있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주식이 바로 그것이다. 기업 C가 1년 만기의 사업 R의 투자금 200원을 부채 100원, 주식(자본) 100원으로 조달한다고 하자(부채에 대한 이자율은 연 10%). 이 사업은 1년 후 호황(불황)이면 390원(110원)의 현금이 창출된다. 편의상 C의 주주와 채권자는 각각 1명이라 하자. C가 이 사업에 투자하면 주주 S의 미래 현금흐름은 어떻게 될까?

호황 시 390원을 얻으면 우선 채권자 B에게 원리금 110원을 갚아야 하므로, S의 몫은 280원이다. 불황 시 110원을 얻으면 B가 이를 모두 받게 되고 S의 몫은 없다. 일반적으로 C가 투자한 사업의 1년 후 가치 V가 110원보다 크면 S는 (V-110)원을, 그렇지 않으면 0원을 받는다. V가 110원보다 크지 않으면 주식 가치가 0이 되는 이치는, 위 예에서 현대차 주가가 15만원보다 크지 않으면 옵션 가치가 0이 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주식도 옵션의 일종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사업 E의 투자자금도 200이고 1년 후 호황(불황)이면 450원(50원)의 현금이 창출된다 하자. C가 이 사업에 투자하면 S는 호황 시 450원을 얻어 B에게 원리금 110원을 갚고 340원을 받는다. 불황 시엔 B가 50원 모두를 받고 S는 0원을 받는다. 호불황의 확률이 모두 0.5라면 두 사업 R, E의 기대 수익은 250원으로 같지만, 호불황에 따른 수익 분포 상 E의 위험이 더 높다. 그런데 주주 S는 더 위험한 E를 택했을 때 더 많은 수익을 얻는다. 왜 그럴까? 주식도 옵션이기 때문이다. 즉 미래 어떤 일이 발생해도 고정된 가격에 특정 자산을 살 수 있는 옵션은, 미래 위험이 더 커질수록 그 가치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

유진 < 한양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