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율 예년과 큰 차이 없어…응시자 늘어 합격률 50%대로 떨어질 듯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발표의 후폭풍으로 파행 위기에 놓였던 제5회 변호사시험이 4일 큰 차질없이 치러졌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5곳(고려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건국대)과 충남 1곳(충남대) 등 전국 6개 고사장에서 공법 과목을 시작으로 시험이 진행됐다.

전체 응시 예정자 3천115명 중 이날 2천864명이 시험을 치러, 응시율은 91.9%를 기록했다.

응시율은 지난 4회(94.7%)나 3회(94.2%)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시험 파행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1회 변호사시험 응시율은 98.1%, 2회는 97.7%였다.

이날 0시까지 응시접수 취소 마감 결과 취소한 사람이 226명이었고, 결시 인원이 25명이었다.

응시를 취소한 학생 중 사유로 '사법개혁'이나 '로스쿨 개혁' 등을 적은 경우는 1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로스쿨 학생들은 지난달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 유예 입장을 발표하자 변호사시험 거부를 선언했다.

2천명 가까운 학생이 시험등록 취소 위임장을 모았으나 지난달 23일 절반 이상이 철회해 집단 시험 거부로는 번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시 폐지 유예에 반발하는 움직임은 이날도 이어졌다.

연세대, 중앙대, 고려대 등 변호사시험 고사장 앞에서는 '사시 폐지 유예는 사법개혁 포기다'라는 문구가 박힌 손수건을 학생들이 응시자들에게 나눠줬다.

일부 로스쿨 학생은 사법시험 폐지를 촉구하며 정부 과천청사부터 서울 여의도로 도보 행진을 하기도 했다.

이번 변호사시험은 8일(6일은 휴식일)까지 계속되며, 합격자는 4월 26일 발표한다.

1회 87.25%, 2회 75.17%, 3회 67.62%, 4회 61.1%로 해마다 감소 추세를 나타낸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올해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합격자를 매년 1천500명 안팎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재수생·장수생 등을 포함해 응시 인원은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응시자도 지난해(2천561명)보다 늘어 5차례 시험 중 가장 많았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