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만 측 합의 완강히 거부…수술 위해 서울로 병원 옮겨
대한역도연맹, 사재혁에 '선수 자격정지 10년' 중징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사재혁(31)이 후배인 세계청소년대회 2위에 올랐던 유망주 황우만(21)을 폭행한 것과 관련, 경찰조사를 받은 가운데 서로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춘천경찰서는 지난 3일 저녁 사재혁 등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4명을 2시간가량 조사했다.

사재혁은 경찰에서 "작년 2월 태릉선수촌에서 뺨을 때린 것과 관련해 서로 오해를 풀고자 황우만을 불렀으나 얘기 도중 감정이 격해져서 우발적으로 폭행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우만은 "사재혁은 전혀 화해할 생각이 없었다"며 "사재혁이 작년 이야기를 꺼내면서 '형들이 잘해준 게 있는데 너는 그런 것도 생각 안 해봤느냐, 그때 일을 생각해보니까 화난다'고 말했다"라고 반박했다.

황우만은 이어 "당시 술자리에 있던 다른 선배가 사재혁도 모르게 자신을 불렀고, 사재혁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뺨 때렸다는 사실을 말하고 다녔다는 걸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며 폭행했다"라고 주장했다.

사재혁은 사건 직후인 지난 1일과 2일 황 선수가 입원 치료를 받는 병원을 찾아 무릎을 꿇는 등 사과했으나 황 선수와 가족들은 사씨와의 합의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3일 오후에도 병원을 찾아 황 선수의 아버지에게 사과했으나 가족들은 "그냥 돌아가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선수의 가족 측은 "우만이가 이 일 때문에 선수생활을 지속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제일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는 사재혁에게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일부 지인들의 연락만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3년 전 황우만이 태릉선수촌에서 다른 선배에게도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추가로 불거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황선수 측은 "이미 오래전 일이고 합의가 된 사건으로 이번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라며 "이 내용이 보도돼 가족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황우만은 수술을 위해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긴 상태다.

한편, 대한역도연맹은 4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선수위원회를 열고 후배를 폭행한 사재혁에게 '선수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내리기로 의결했다.

경찰은 사씨 등과 피해자 황씨에 대한 추가조사를 마치고 나서 상해혐의로 사씨의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사재혁은 지난달 31일 오후 11시께 춘천시 근화동의 한 호프집에서 후배들과 술을 마시던 중 합석한 황우만을 폭행해 광대뼈 부근이 함몰되는 등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혔다.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conan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