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처 직원, 연말연시 최장 10일 쉰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사진)을 비롯한 직원들이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최대 열흘간 휴가를 내기로 해 화제다. 공직 사회에서 열흘간 휴가를 쓰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인사처에 따르면 아직 사용하지 않은 연가가 남아 있는 직원은 전체 460명 중 90%가 넘는 433명에 달한다. 이들 중 83.6%인 362명은 올해 마지막 주인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개인별로 남은 연가를 최소 하루 이상 쓰기로 했다. 남은 연가를 모두 사용하기로 한 직원도 28.9%인 125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하루 이상 연가를 쓴 직원이 46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연가를 사용하는 직원이 8배로 증가한 것이다. 25~27일 성탄절 연휴와 다음달 1~3일 새해 연휴까지 합치면 최대 열흘간 쉴 수 있다.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각 국장과 과장급도 앞장서 휴가를 냈다.

이 처장도 국무회의와 정책현장 방문 일정 등이 잡혀 있는 29일과 31일을 제외하고 이틀 동안 연가를 내기로 했다. 성탄절 연휴와 새해 연휴까지 포함하면 8일을 쉬는 것이다. 다만 국무회의, 기획·예산·회계, 대외협력 등의 업무를 담당해 연말에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직원들은 정상적으로 근무한다.

인사처 직원들의 이번 휴가는 이 처장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처장은 이달 초 직원들에게 “24일까지 업무를 마치고 올해 마지막 주에 남은 연가를 모두 소진하라”며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 보내라”고 지시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취임 직후부터 “직원들이 쉴 때 제대로 쉬어야 재충전할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업무 효율도 오른다”고 강조해왔다.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이 처장의 철학은 오후 6시 ‘칼퇴근’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마무리된 지난 6월부터 비교적 이른 시간인 오전 7시30분께 출근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후 6시에 정시 퇴근한다. 야근이 일상화된 중앙부처의 근무 환경에선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처장은 “과거 삼성에서 근무할 당시 임원으로 승진했을 때도 오후 6시에 칼퇴근했다”며 “야근을 많이 하거나 휴가를 가지 않는 직원들은 능력이 부족한 직원들로 간주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