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젠 회장 "기부로 직원 행복감 높아지면 생산성도 올라"
“직원들이 좋은 회사에서 일한다는 자긍심을 가져야 업무 효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기부로 직원들의 행복감이 높아지면 업무 생산성도 올라갑니다.”

세계적 컨설팅·회계 기업인 딜로이트의 푸닛 렌젠 회장(사진)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1845년 설립된 딜로이트의 지난해 매출은 342억달러(약 40조1900억원)로, 컨설팅·회계분야 세계 1위다. 한국을 비롯 세계 150여개 국가의 회원사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직원 수는 22만5000여명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안진회계법인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딜로이트는 기부에 앞장서는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딜로이트는 세계 최대 자선기관인 세계공동모금회(United Way WorldWide)와 협력해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렌젠 회장을 비롯한 딜로이트 임원 50여명은 세계공동모금회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렌젠 회장은 “딜로이트는 직장인 소액 기부를 통해서만 매년 2000만달러(235억원)를 기부하고 있다”며 “이 중 900명 이상의 딜로이트 직원이 연간 1만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토크빌소사이어티 회원”이라고 소개했다. 토크빌소사이어티는 미국 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연 1만달러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국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가 이를 벤치마킹했다.

렌젠 회장은 “딜로이트 직원들은 회사에 필요한 ‘좋은 직원’을 넘어 지역 사회를 위한 ‘좋은 시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별 직원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위한 변화에 스스로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직원들이 행복을 느끼고, 업무 생산성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딜로이트의 사회공헌 활동은 대부분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기업들의 공헌 활동은 지역 사회를 가장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임직원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좀 더 나은 곳으로 조성해 삶의 질을 높이고, 비즈니스 환경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회공헌 활동의 최우선 대상은 저소득층 아동 및 청소년과 퇴역 군인들이다.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지원은 주로 딜로이트 임직원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렌젠 회장은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적은 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임직원들이 학업을 지원해주는 기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딜로이트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미국 시카고에 살고 있는 2만여명의 저소득층 아동이 학교 중퇴 위기에서 벗어나 성공적인 초등학교 생활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