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노동개혁 저지’를 명분으로 내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총파업의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파업 이후 7년 만의 정치파업이다.

현대차 노조는 16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총 4시간 파업하고 잔업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노조원에게 공지했다.

이에 따라 2교대 근무조 가운데 1조는 16일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 2조는 오후 3시30분부터 2시간 파업한다. 2조는 1시간의 잔업도 하지 않는다.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는 오후 2시30분부터 집회를 연 뒤 4시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여는 태화강 둔치 집회에 참가한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노동개혁 중단 등을 주장하며 16일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총파업에는 현대차 노조가 소속된 금속노조와 건설노조, 보건의료노조 등이 동참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2·16 총파업은 정치적 목적의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파업이 현재 진행 중인 2015년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유기 신임 노조위원장 등 최근 당선된 새 집행부가 회사 측과 이날 처음으로 협상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노조가 임·단협과 관련한 파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의 정치파업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파업 이후 없었다. 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과 현 집행부는 임·단협 관련이라는 이유로 이번 파업에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불법 정치파업에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이번 부분파업은 근로조건 개선과 관계없는 정치파업”이라며 “불법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동시에 파업에 대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불법파업에 따른 조합원 개개인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책임은 파업을 자행한 노조 집행부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조는 17~18일 근무조별로 2시간씩 총 4시간의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 9월 신임 노조위원장 선출을 위해 파업을 중단했다. 새 집행부가 회사 측과 교섭을 재개했지만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을 보전해주는 ‘일시금’ 규모를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강현우/울산=하인식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