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인 서울대 총장 "사시 폐지 유예는 잘못된 결정"
성낙인 서울대 총장(사진)이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방침에 대해 “아무 공론화 과정 없이 날벼락처럼 의견을 냈다”고 비판했다. 법대 교수인 성 총장은 대표적인 헌법학자다.

성 총장은 지난 1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시 폐지 유예에 관한 질문을 받고 “사시 폐지는 2007년에 이미 법률로 정해졌는데 법무부가 갑자기 왜 이런 의견을 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시 폐지는 법률사항으로 국회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것”이라며 “법무부는 개별적 의견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한국 법무 행정의 중심축이자 사시와 변호사시험의 주관기관인 점을 고려하면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시 폐지를 계속 미룰 거면 차라리 서울대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없애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서울대 법대는 사법시험 체제에서 훨씬 더 많은 판사·검사 등 법조인을 배출하지 않았느냐”며 “정 로스쿨이 맘에 안 들면 없애버리고 예전처럼 법대 학부를 부활시키면 된다”고 했다.

한편 학생들에 이어 교수들도 성명을 내는 등 로스쿨의 집단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성명을 발표한 서울대 로스쿨 교수들에 이어 11일에는 연세대 로스쿨 교수들이 “사시 폐지 유예는 ‘고시 낭인’을 양산하고 대학교육을 황폐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