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무관 개인정보 삭제·블라인드 면접 확산

삼성,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그룹이 '탈(脫)스펙' 채용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 공채 지원서류에 학점, 어학성적, 사진, 가족관계 등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거나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하고 있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해 대졸 공채제도를 분석해보니 지원서류에 학점, 어학성적, 자격증,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 등의 항목을 삭제하거나 간소화한 곳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20개 그룹이었다.

면접에서 학교, 전공 등의 신상정보를 가린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한 곳은 롯데,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 10개 그룹이었다.

삼성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학점제한을 폐지했다.

면접에서는 창의성 면접을 도입해 지원자의 문제해결능력과 논리전개 과정을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동아리, 봉사, 학회활동 기입란을 삭제했다.

면접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1차 면접 복장을 자율화했으며 양재동 본사에 채용전용 면접장인 H-Square를 마련해 매월 직무상담회와 상시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은 지원서류에 사진, 어학성적, IT활용능력, 수상경력, 주민번호, 가족관계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고 자기소개서 위주의 서류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지원서류에 어학성적, 자격증, 수상경력, 인턴경험 등의 스펙 관련 기입란과 주민번호·사진·가족관계 등의 개인정보 기입란을 삭제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상반기부터 지원서류에 사진, 어학성적, 자격증, IT활용능력, 수상경력, 대외활동경험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다.

포스코그룹도 올해 상반기부터 전공제한을 폐지하고 지원서류에 어학성적, 해외 경험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다.

또 직무역량·최종 면접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하고 있다.

GS건설은 지원서류에 해외 경험, 병역 여부, 가족관계 등의 기입란을 없앴다.

GS칼텍스, GS건설, GS리테일 등은 1차 실무진 면접에서 지원자의 출신학교 등을 가린 채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원서류에 어학 점수 기입란을 삭제했고 이공계 지원자는 한자시험을 면제해주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1·2차 면접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신장, 학력 등의 지원자격 제한을 폐지했다.

한화그룹은 지원서류를 모든 계열사 공통 양식에서 계열사 개별 양식으로 변경해 사별로 필요한 항목만 기입하고 있다.

면접에서는 대부분의 계열사가 3차 이상의 면대면 심층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KT그룹은 모든 모집분야에 전공제한을 폐지했다.

두산그룹은 2009년부터 지원서류에 학점 기입란을 삭제했고, 지원자의 역량 평가를 중시하는 서류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2차 면접(드림스테이지)을 블라인드면접으로 진행하고 있다.

CJ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어학성적 등의 지원자격 제한을 폐지했다.

서류전형 심사에서는 2010년부터 지원자의 이름 이외에 학교, 자격증, 어학성적 등의 정보는 비공개하고 자기소개서만으로 평가하고 있다.

LS그룹은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가족사항 등의 개인정보 및 경력, 사회활동, 봉사활동, 어학연수, 교육 이력 등의 스펙 관련 기입란을 없앴다.

대림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 경험, 가족정보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상반기부터 학점, 어학성적, 전공 등의 지원제한을 폐지했다.

면접에서는 1차 토론면접을 블라인드 형태로 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사진, 가족관계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다.

면접에서는 2차 면접을 업무지식, 문제해결능력 검증 중심의 블라인드 면접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올해부터 지원서류에 신장, 체중, 결혼 여부, 가족관계, 병역면제사유 등의 개인정보 기입란을 없앴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많은 취업준비생이 영어성적, 자격증, 봉사활동, 어학연수 등의 스펙을 갖추려고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주요 그룹에서는 탈스펙 채용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의 대졸 공채제도 변화에 맞춰 취업준비생들이 취업준비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