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장 & 李대리] 기술혁신 아이디어 1000건 제안…'집필' 교과서만 30여권
“조선소는 배를 짓는 거대한 기계공장이라고만 여기기 쉽습니다. 배의 ‘신경과 혈관’을 만드는 전기·전자 분야도 기계기술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김영진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과장(52)은 15년간 연수생 양성과정과 재직근로자 직무향상 교육을 맡아온 ‘가르치는 기술자’다. 1982년 입사 후 20년간 현장에서 일했고 2001년부터는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김 과장에게 수학한 사내 전기·전자분야 근로자는 3000여명. 그동안 밤잠을 줄여가며 집필한 교과서만도 30여권이다. 신입 근로자들은 그의 보수전기실무기술, 전기실무기술, 동력 배선기술 등의 책으로 공부하고 선박 전기배선부, 변압기 및 발전기 생산공장, 자동화 설비부서 등 전기·전자 업무가 필요한 모든 곳에 투입된다.

김 과장은 끊임없이 자신을 두드려 단련시켜 온 단조강(鍛造鋼) 같은 사람이라고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은 말한다. 입사 이후 전기·전자 분야 현장에서 20여년을 일하면서 1000여건의 제안(직무향상 아이디어)을 냈다. 김 과장은 전기기능장, 전자기기기능장, 전기기사, 소방설비기사, 기술지도사 등 조선소 실무에 도움이 되는 통신·전기·전자·기계 분야 자격증 44개를 갖고 있다. 2011년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김 과장의 목표는 ‘산업실무를 가장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것’으로 2001년부터 교육부서로 옮겨 온 이후 똑같다. 그는 “현장을 떠난 교육은 죽은 교육”이라고 여긴다. 매달 1~2회씩 신(新)공법을 배우기 위해 생산 현장에서 담당자들과 의논하고 인터넷으로 해외 기술도서를 뒤져 교육생들에게 소개한다. 틈틈이 울산지역 인근의 마이스터고교 학생들을 찾아 멘토링 활동을 하고, 현대중공업에 방문한 특성화고 교사들의 연수도 직접 맡는다.

김 과장은 최근 조선업계를 덮친 불황의 파고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경쟁사에서 갖추지 못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철저한 품질 보증으로 고객을 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