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새 노조 위원장 "임금피크제 거부"
현대자동차 차기 노조위원장에 강성 노선인 박유기 후보가 뽑혔다. 2년 만에 강성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향후 임금·단체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조합원 4만8860명을 대상으로 치른 위원장 선거에서 박 후보가 2만3796표(53.4%)를 얻어 2만570표(46.1%)에 그친 실리 성향의 현 집행부 수석부위원장 홍성봉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고 29일 밝혔다. 노조 선관위는 30일 박 후보의 당선을 정식 공고할 예정이다.

박 후보는 2005년 12월 현대차 노조위원장에 당선됐지만 일부 집행부 간부의 노조 창립기념품 납품 비리가 발생해 2년 임기를 못 채우고 1년여 만에 중도 사퇴했다. 2009년에는 현대차 노조가 소속된 금속노조 위원장도 지냈다.

박 후보는 지난 9월 전임 집행부의 임기 만료로 중단된 임·단협을 연내 타결하겠다는 방침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전임 집행부와 회사가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주간연속 2교대 근무시간 단축안을 다시 협상할 계획인 데다 상여금 확대, 호봉제 고수(임금피크제 반대) 등도 주장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연내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대차 사측과 전임 집행부는 내년 1월부터 1조 8시간, 2조 9시간인 하루 근무시간을 1·2조 모두 8시간씩으로 단축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분 보전을 요구하면서도 생산량 보전에는 반대하고 있다. 그는 재협상이 안 되면 내년 3월5일부터 노조 자체적으로 근무시간을 줄이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박 후보는 또 회사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도 거부하겠다고 나섰다. 아울러 상여금을 750%에서 800%(장기적으로 900%)로 인상, 일부 수당의 통상임금 적용 등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와 새 집행부는 업무 인수인계를 마치는 내달 중순께 회사 측과 임·단협 교섭을 재개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교섭 중 필요하다면 강력한 총파업도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박 후보는 2006년 위원장 시절 임·단협 관련 파업은 물론 비정규직법 문제나 민주노총 총파업 참여 등 정치파업까지 포함해 총 45일간 파업을 주도했다.

강현우/울산=하인식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