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20일 이후 회사채 발행만 사기"…손해액 20∼80% 배상 결정

'동양 사태' 피해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제한적으로만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오영준 부장판사)는 26일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투자 피해자 김모씨 등 33명이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회사가 9명에게 각각 25만∼2천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나머지 24명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투자금액에서 이미 지급된 이자와 현금변제액, 출자전환주식 회수금액을 뺀 금액을 손해액으로 보고 이 금액 중 배상책임을 20∼80%만 인정했다.

현재현 회장의 형사사건에서 1차 구조조정 실패를 인식한 2013년 8월 20일 이후 회사채 판매만을 유죄로 인정한 판결을 근거로 2013년 8월 28일 발행된 제268회 회사채 투자자 3명만 손해액의 80%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투자경험이 있고, 2013년 8∼9월 동양그룹을 우려하는 부정적 신문기사가 다수 게재됐던 점, 청약서와 투자설명서 등에 회사의 위험이 자세히 기재돼 있던 점 등을 고려해 배상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2013년 8월 20일 이전 판매한 회사채 투자자들은 피해가 인정되지 않았다.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불완전 판매'는 손해액의 20%만 배상액으로 인정했다.

'동양인터내셔널이 법정관리 들어간다고 해도 원금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다'거나 '동양 계열사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 부도나지 않고 원금 보장 해준다'는 등의 말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설명 의무 위반, 부당 권유 행위로 판단됐다.

전화로만 투자를 권유해 승낙받은 뒤 설명을 제대로 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경우에는 손해액의 30%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연 7∼9%로 고이율이었던 동양 회사채나 동양인터내셔널 CP가 신용평가 등급이 낮은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을 인식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직원 말에만 의존해 채권 회수시까지 도산하지 않을 것이라 속단하고 투자약정을 한 점을 고려해 배상책임을 손해액의 20∼3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원고 중 배상액이 가장 적은 배모씨는 500만원을 투자해 현금변제액으로 228만원, 출자전환주식 회수금액으로 134만원을 이미 받은 상태여서 나머지 금액의 20%인 25만원이 배상액으로 산정됐다.

많게는 9천600만원을 투자한 예도 있지만, 계약 시기가 2012년인데다 불완전 판매도 인정되지 않아 한 푼도 배상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패소한 24명에게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투자약정 당시 합리적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거짓 또는 왜곡 설명해 설명 의무를 위반하거나 부당 권유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말했다.

1조3천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 4만여명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기소된 현재현 회장은 올해 10월 대법원에서 1천708억원만 범죄액으로 인정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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