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에서 18일 열린 벤처·강소기업 취업설명회에서 학생들이 기업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아주대에서 18일 열린 벤처·강소기업 취업설명회에서 학생들이 기업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학벌과 스펙은 전혀 보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대신 자신이 몸 담은 회사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학생을 원합니다.”(박종환 록앤롤 대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벤처·강소기업 취업설명회’가 18일 수원 아주대 다산관에서 열렸다. 이번 설명회는 청년 취업난 속에서 ‘강소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취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행사다.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반영하듯 이날 행사가 열린 다산관은 설명회를 듣기 위해 찾아온 학생 100여명으로 붐볐다.

차량 내비게이션 ‘김기사’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업체로 잘 알려진 록앤롤의 박종환 대표와 온라인 기업정보 서비스 업체 잡플래닛 창업자인 김지예 이사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몸 담은 회사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벤처·강소기업을 대기업에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으로 생각하는 학생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신용한 청년위원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과 최경희 아주대 부총장(다섯 번째) 및 강소기업 관계자들이 18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년위원회 제공
신용한 청년위원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과 최경희 아주대 부총장(다섯 번째) 및 강소기업 관계자들이 18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년위원회 제공
김 이사는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으로 ‘셀프 모티베이터’와 ‘패스트 러너’를 꼽았다. 그는 “의욕 없는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인력 낭비”라며 “자신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셀프 모티베이터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회사와 함께 빨리 성장할 수 있고 자기계발에 충실한 ‘패스트 러너’야말로 두 번째로 필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달리 사업 초기에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스타트업은 직원들의 느린 성장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두 대표의 강연이 끝난 뒤 기가레인(반도체장비), 네오바이오텍(의료기기), 리한(자동차부품), 쏠리드(통신장비), 한글과컴퓨터(소프트웨어), 휴비츠(광학기기) 등 6개 업체가 학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마련했다. 올해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강소기업으로 뽑힌 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는 원하는 인재상뿐 아니라 신입사원 초봉, 휴가 등 복지제도, 교육 연수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에도 궁금한 점을 알기 위해 업체 직원들에게 잇달아 질문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아주대 영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상규 씨는 “설명회를 통해 좋은 업체를 알게 돼 지원을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정현석 씨는 “대기업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벤처·강소기업 관련 정보는 접하기 어렵다”며 “설명회 시간이 짧아 더 많은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 한곳에서만 직장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벤처·강소기업에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희 아주대 산학부총장은 “설명회를 통해 학생들이 벤처·강소기업에 대한 많은 정보를 듣고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수원=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