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실험' 이끄는 이건우 서울대 공대 학장
[산업현장 품는 서울대 공대] "중국 대학·기업 무섭게 쫓아와…한국이 살 길은 파격 변신뿐"

“중국의 대학과 산업계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파격적 변신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대로는 절대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10일 서울대에서 만난 이건우 서울대 공과대학장(사진)의 얼굴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대학 캠퍼스에 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에 대해 주위에서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목소리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2013년부터 서울대 공과대학을 이끌고 있는 이 학장은 계속해서 대학가를 뒤흔드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초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지원과 산학협력을 전담하는 기관인 ‘SNU공학컨설팅센터’를 세운 데 이어 올해엔 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을 하는 ‘공학전문대학원’을 설립했다. 한국 산업과 공학교육의 현주소를 반성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한 ‘서울공대 백서’와 《축적의 시간》을 잇달아 펴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학장은 “현재 서울공대엔 대학원생까지 합쳐 4000명에 달하는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있지만 대부분은 산업계와 유리된 채 논문 써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최소한 절반 정도는 기업과 밀접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한국의 발전을 이끌었던 대기업에 의존하는 성장모델은 한계에 부딪혔다”고 진단한 이 학장은 “중견·중소기업이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대학의 젊은 연구인력이 참여해 향후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주역이 되도록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 이번 마스터플랜의 근본 취지”라고 밝혔다.

이 학장은 “1997년 관악산 중턱에 완공된 신공학관에 전기·기계·화학생물 등 공대 학부생의 절반가량이 머물게 되면서 서울대 캠퍼스 대부분과 격리돼 ‘종합대학’의 이점을 누리지 못하는 등 비효율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부생을 아래쪽으로 이동시켜 인문·예술·자연 등 다양한 학문을 보다 쉽게 접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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