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부로 만드는 착한 일터] 세계 14위 경제규모 한국…기부지수는 60위
한국은 1998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된 이후 연간 모금액이 매년 증가하는 등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세계적 자선재단인 영국의 자선지원재단(CAF)이 최근 발표한 세계기부지수(WGI)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세계 135개국 중 60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82위, 2012년 57위, 2013년 45위였지만 1년 만에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한국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4위에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부지수는 경제 규모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한국의 기부지수는 분쟁국가인 시리아(30위)와 이라크(43위)보다도 낮다. 1위는 미국과 미얀마가 공동으로 차지했으며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호주가 뒤를 이었다.

CAF는 한 나라 국민이 1년간 자선단체에 기부한 금액, 자원봉사단체에서 활동한 시간, 낯선 사람을 도운 횟수 등을 평가해 100점 만점 기준으로 기부지수를 산출한다. 세계기부지수의 분야별 순위를 보면 국내 나눔 문화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분야별로 보면 한국은 전체 순위(60위)에 비해 기부 액수는 41위로 다소 높았지만, 낯선 사람을 도운 횟수는 86위로 낮았다.

심정미 공동모금회 대외협력본부 부장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기부 문화가 자리 잡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부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선 기업의 고액 기부뿐 아니라 직장인의 소액 기부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기부는 부자들만 한다는 인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기부와 나눔이 일회성 이벤트에서 벗어나 일반 직장인의 삶 속에 녹아든 문화 일부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