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6일 사망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22일 천경자 화백의 사망 소식이 뒤늦게 국내에 알려졌지만 그의 마지막 길이 '미스터리'로 남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미술계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술계에선 길게는 10여년 전부터 이미 천 화백이 사망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확인할 수 없는 추측으로 여겼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예술원이 천 화백에 대한 수당 지급을 중단했고, 천 화백의 딸 이혜선(71)씨가 회원 탈퇴서를 제출했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천 화백의 사망설이 꾸준히 제기된 이유는 이러한 과정에서 화백의 모습이 알려지거나 공개된 바 없었기 때문"이라며 "천 화백의 생사 여부가 거론될 때마다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씨를 통해 천 화백은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거동은 하지 못하지만 의식은 있는 것으로 미술계에 알려져 왔다.

그의 사망설은 지난해 불거졌다.

예술원은 180만원의 수당 지급 문제로 천 화백의 근황을 확인하고자 이씨에게 공문을 보내 천 화백의 의료 기록 등을 요구했으나 이씨는 이런 예술원의 요구가 천 화백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원은 당시 천 화백 본인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퇴 처리는 하지 않았다.

예술원은 이날 언론에 천 화백의 사망 소식이 보도된 것과 관련해 사실 확인을 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 8월6일 미국내 우리 공관에 천 화백의 사망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선 아무리 유명한 스타 작가라 해도 가족의 의견과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천 화백의 마지막 길이 좀 더 명확하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개인의 사생활을 배려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며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분이니 조용히 장례를 치른 뜻을 이해하고 천 화백의 작품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씨 지인은 지난해 수당 지급을 둘러싼 논란으로 상처 입은 예술가 가족의 심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