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가업 박용준 삼진어묵 기획실장 "어묵 고로케→베이커리형 매장…세계로 가야죠"
“‘수산 신지식인’ 대상은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생각합니다. 새로운 어묵시장을 개척했듯이, 일본과 중국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올해 해양수산부의 ‘수산 신지식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용준 삼진어묵 관리실장(33·사진)은 20일 “국내 최초로 베이커리형 어묵 매장을 열어 제품 70여개를 개발하고, 어묵역사관과 어묵제조체험교실을 운영해 어묵시장 고급화를 주도한 공을 인정받았다”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삼진어묵은 1953년부터 3대째 어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어묵 고로케(크로켓)’를 비롯해 고추튀김 어묵, 땡초말이, 김말이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그동안 반찬용 또는 국물과 함께 먹는 음식으로만 여겼던 어묵에 ‘깨끗하고 맛있는 고급음식’이란 새로운 이미지를 더했다. 덕분에 회사 매출은 2013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213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원도 2013년 70여명에서 350명으로 늘었다. 점포를 기존 부산 본점 1개에서 부산에 5개, 수도권에 3개를 새로 늘리면서 직원 수도 함께 불어난 것이다. 모두 정규직 직원이다.

미국 뉴욕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박 실장은 2013년부터 가업을 잇고 있다. 삼진어묵의 최대 히트상품인 어묵 고로케와 베이커리형 매장 인테리어는 가족의 협력과 개척정신이 합쳐진 결과다. ‘1대 어묵공장 운영→2대 고로케 어묵 개발→3대 베이커리형 매장 도입’이라는 과정을 거쳐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묵 생산기술은 아버지(박종수 삼진어묵 사장)가 개발했습니다. 어묵 고로케 아이디어는 어머니(이금복 씨)가 직원 식당 점심 메뉴로 나온 돈가스를 보고 ‘어묵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 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이게 ‘대박’이 났습니다. 어묵 고로케는 밀가루를 쓰지 않고 명태와 돔 등 고급 생선살로만 만듭니다.”

박 실장은 지난해 어묵 종주국인 일본에 2억원어치를 수출한 데 이어 내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일본은 물론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수출하기 위해 각국 사람의 입맛에 맞는 어묵을 개발 중입니다. 어묵을 세계적인 한국 상품으로 선보여 나가겠습니다.”

해수부는 박 실장을 비롯해 수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공을 인정받은 13명을 ‘2015년 수산 신지식인’으로 선정했다. 최우수상은 저염멸치 생산·공급으로 멸치 고급화에 이바지한 조혜정 경남 조양수산 대표, 우수상은 미꾸리 종복원과 식품개발에 힘쓴 김병섭 전북 남원 미꾸리추어탕 협동조합 대표가 받는다. 이 밖에 강치범 대경에프앤비 대표, 박만철 선진엔텍 전무, 이옥우 옥화양어장 대표, 이재두 새만금종묘수산 대표, 이용철 동주씨테크 대표, 이성재 신안천일염 대표, 조국일 블루오션피아 대표, 이재영 동해수산 대표, 정성일 대원수산 대표, 박용갑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부회장 등이 수산 신지식인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