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화장품 둘러싼 수상한 자금흐름 포착…조만간 소환 방침

KT&G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석우 부장검사)는 2일 오전 서울 강남 KT&G 본사와 계열사인 소망화장품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각사의 회계장부와 협력업체 거래 내역, 기업 인수·합병 관련 문건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사옥 압수수색 대상에는 민영진(57) 전 사장 집무실과 비서실, 전략기획실 등이 포함됐다.

소망화장품은 2011년 6월 KT&G에 인수돼 계열사로 편입됐다.

검찰은 민 전 사장과 소망화장품을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 전 사장은 소망화장품을 인수·운영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민 전 사장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던 7월 29일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날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KT&G 수사의 타깃이 민 전 사장을 포함한 회사 수뇌부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7월 KT&G 수사에 착수한 이래 2개월간 KT&G와 협력업체 사이의 부정 거래를 중점적으로 파헤쳐왔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KT&G와 협력업체 간 비리를 봤다면 이번에는 KT&G 내부의 구조적 비리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민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민 전 사장은 KT&G 전신인 전매청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2월 KT&G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뒤 2013년 2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 초반 소망화장품과 바이오벤처기업인 머젠스(현 KT&G 생명과학)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사세 확장에 나섰으나 이들 회사의 영업적자가 누적되면서 부실 인수 논란이 일었다.

그는 2013년에도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민 전 사장 후임으로 내정된 백복인(51) 부사장의 비리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백 부사장이 2013년 KT&G의 남대문부지 개발 사업 비리로 경찰 수사를 받던 용역업체 대표를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2010년 연초제조창 부지를 청주시에 매각할 때 시 공무원과의 부정한 금품거래에 관여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백 부사장은 7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직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