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외국인 유학생들 "고향생각 간절한 명절…송편 빚으며 정 느꼈어요"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35동 옥상정원에서는 조금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명절이면 외로움을 탈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관악구 주민과 서울대 교수·학생들이 함께 ‘추석맞이 송편빚기’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30여명과 관악구 주민 30여명을 포함해 70여명이 참석했다. 유학생들의 국적은 독일 프랑스 일본 베트남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 10개국으로 다양했다.

35동 옥상은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2013년부터 정원과 텃밭으로 가꾸고 있는 곳으로, 서울대 학생들이 관악구 주민과 함께 배추와 토마토 등 각종 채소를 함께 길러 수확하는 생태학습장이다.

이 자리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복을 입고 단소를 불어보기도 하고, 막걸리 한과 식혜 떡 등 전통음식을 맛보며 한국의 명절 분위기를 체험했다. 아이들을 데려온 관악구 주민들도 학생들과 어울려 전 부치는 법, 송편 빚는 법 등을 가르쳐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란에서 온 쉐르빈 씨(건설환경공학부 박사과정)는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홀로 지내다보니 명절이면 더 외로움을 타고 고국에 남은 가족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리비아에서 온 슈에브 씨(건설환경공학부 석사과정)는 “리비아에서도 명절에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지낸다”며 “여기서 전과 식혜 등 입에 맞는 한국음식을 알게 됐고, 윷놀이 같은 게임을 하며 한국 친구도 사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