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보호자 동선 분리하고 응급실 넓혀 병상 1인실화
백신개발·응압병실 등 인프라 개선에 총 1천억원 투자

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백신 개발에 410억원을 내놓는 등 메르스 사태의 후속 대책으로 약 1천억원을 투자한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2일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백신 개발에 앞으로 5년 동안 410억원을 지원하고 응급실 확장, 음압격리병동 설치 등 병원 인프라 개선에 5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감염병 해결의 근본 대책이 백신 개발"이라며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협력해 메르스 백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백신연구소는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설립한 국제기구다.

본부는 한국에 있다.

현재 유엔과 WHO, 우리나라를 비롯한 35개국 정부가 이 연구소를 후원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백신 개발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며 "병원은 개발자금을 지원하고 백신 개발 기관의 선정·관리 등은 국제백신연구소에 위임하겠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사태 확산의 주범이었던 이 병원의 응급실도 전면 혁신하겠다고 삼성서울병원은 강조했다.

진료 영역별로 구역을 나눠 일반 환자와 감염 환자의 동선을 완전히 분리하고, 과밀화 해소를 위해 보호자는 1명으로 제한한다.

응급실의 모든 환자는 레지던트가 아닌 각 분야 전문의가 진료해 응급실 진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들이 30분 내에 최초 진료를 마치고 6시간 내에 입·퇴원할 수 있도록 진료 과정도 혁신한다.

응급실 규모는 내년 3월까지 현재의 1.6배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응급실 병상을 1인실화하는 격벽 설치, 응급실내 음압격리병상 11실 설치 등은 이미 완료했다.

응급실의 11개 음압격리 병실과는 별도로 호흡기 감염병 환자의 입원 치료를 위한 음압격리 병동을 설치한다.

내년 3월까지 전실을 갖춘 음압격리병실을 이 병동 안에 최소 10개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삼성서울병원은 밝혔다.

송재훈 원장은 "새로운 감염병 환자가 병원에 올 확률은 100%"라며 "음압격리병상을 설치하면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운영에 따른 적자보다 시설을 갖추고 진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또 등록된 방문객만 병실 출입이 가능하도록 시설·시스템을 마련하고, 하루 면회객을 환자당 2인 이하로 제한하는 등 간병 문화도 개선한다.

유사시에는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또 대형 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감염병 대응 센터도 갖추기로 했다.

이런 인프라 개선에는 현재 계획된 500억원보다 추가 비용이 들 가능성이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송재훈 병원장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후속 대책을 성실하게 수행해 환자의 안전과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발표된 대책에는 메르스 환자에 대한 보상 대책이 없었지만 추후에는 관련된 논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