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시알리스 복제약 놓고 제약사 '힘겨루기'
9월부터 판매가 허용되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의 제네릭(복제약)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품목만 154개이고, 판매에 뛰어든 제약사는 60여곳에 달한다. 기존의 정제형(알약)뿐 아니라 필름형 가루약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시알리스는 280억원 규모다. 300억원이 채 되지 않은 시장인데도 주요 제약사들이 제품 작명서부터 마케팅 전략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데는 각사의 마케팅 영업 자존심이 걸려 있어서다.

여기에 ‘한미약품 학습’ 효과도 한몫하고 있다. 2012년 5월 비아그라 특허 만료 이후 ‘팔팔’ 브랜드를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 한미약품은 지난해 복제약 팔팔로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허가 살아있던 시알리스에 이어 전체 발기부전치료제 2위를 기록했다. 한미약품 ‘팔팔’이 월 15억원어치 팔린 반면 2위 복제약의 월 판매액은 1억원에 그치는 등 ‘승자독식’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번 시알리스 복제약 경쟁에서 종근당, 대웅제약 등 상위사들이 전의를 불태우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대웅제약(타오르) 셀트리온제약(타올라스) 삼진제약(해피롱) 등은 발기부전 치료제의 주요 타깃이 40~60대 남성인 것을 감안해 다소 직접적인 이름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구구’ 브랜드로 ‘팔팔’의 성공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종근당은 ‘센돔(사진)’을 앞세워 설욕에 나설 태세다. 영어의 ‘센트럴’과 스위스의 가장 높은 산 이름인 ‘돔’의 첫 음절을 결합한 이름이다. 발기부전 시장의 가장 최상위를 차지하겠다는 의미를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종근당은 정제뿐 아니라 구강용해필름 제형도 발매할 예정이다. 대부분 비뇨기과에서 처방이 나온다는 점을 주목해 과민성방광 치료제와 간질성방광염 치료제 등을 통해 쌓은 비뇨기계 시장에서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높은 가격 때문에 부담스러웠던 시알리스의 제네릭 출시를 계기로 시장 확대가 기대되지만 경쟁 구도가 만만치 않다”며 “대형 품목은 아니지만 회사의 마케팅 능력이 평가받는 제품이라서 초반부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