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 가능" 법률 소비자들, 대체로 긍정적
"착수금에 성공보수 명목 포함 수임료 되레 오를 것" 지적도
변호사의 형사사건 성공보수를 금지한 최근 대법원 판결에 대해 중소기업과 소비자 단체 등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우려하는 견해도 적지 않아 여전히 혼란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섭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30일 “대기업은 돈을 많이 써서라도 이기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이 없어 성공보수가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회원사에 의견을 물은 결과 이번 대법원 판결로 부담이 가벼워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세”라고 말했다. 그는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착수금이 올라가 변호사의 조력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고 단서를 달았다.

사법개혁 운동을 24년째 하고 있는 법률소비자연맹은 “법률시장 소비자 보호를 더 두텁게 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홍금애 연맹 기획실장은 “고위급 검사 출신은 성공보수가 없어지면 착수금을 높게 부르겠지만 대부분 보통 변호사는 착수금을 높일 수 없다”며 “전관예우를 없애는 데 기여해 일반 국민의 사법 불신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백승재 한국사내변호사회장은 “실패했을 때 주지 않던 성공보수를 앞으로는 착수금에 포함해서 줘야 하기 때문에 수임료가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법무팀장 A씨도 “로펌과 수임료 협상을 할 때 성공보수와 시간제 보수(타임 차지)를 섞어서 유연하게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로 그럴 여지가 줄어들었다”며 “성공보수를 없앤다고 해서 전관예우가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너무 순진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개인 등 소비자 유형별로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기업 사내변호사 B씨는 “대기업은 로펌이 터무니없이 높은 착수금을 부르면 다음에는 다른 로펌을 선택함으로써 착수금 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며 “하지만 평생 한 번 소송을 할까 말까한 개인은 협상력이 낮아 변호사들이 착수금을 높게 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기업 사내변호사 C씨는 “(성공보수를 포함한) 선불을 주게 되면 평판이 좋은 변호사에게 사건이 몰릴 것”이라며 “대형 로펌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높아진 착수금을 감내해야 하지만 개인 개업변호사의 의뢰인에게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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