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가 사상 최대인 232만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어제 보고서를 내고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12.4%나 되는데도 사업주가 처벌받는 경우는 0.3%에 불과하다며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다. 이 통계는 맞을 것이다. 그러나 전혀 엉뚱한 결론이다. 지난 15년간 최저임금이 그토록 고속 인상된 것을 안다면 영세사업주의 형사처벌을 거론하는 것은 비약이요 오류다. 오히려 최저임금이 너무 빨리 올라가면서 저임근로자도 사업주도 가랑이가 찢어지고 있다는 것이 맞다. 안 주는 것이 아니라 못 주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 비율을 최저임금 미만율이라고 한다. 이것이 지난 3월 기준으로 12.4%라는 게 이 연구소의 조사결과다. 그런데 이 미만율은 2001년에는 4.3%에 불과했다. 지난 15년간 최저임금이 연평균 8.8%씩 비약적으로 오르면서 미만율도 비상식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면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이런 무서운 처벌을 우습게 아는 사업주는 없다. 영세사업장이나 편의점 PC방 등은 단속이 있기 전까지는 형편에 맞춰 급여를 줄 수밖에 없다.

노동당국이 단속에 소극적인 것도 매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최저임금이 올라 실제 단속에 들어가면 선의의 영세사업자들을 무더기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유연한 단속도 이제는 어려워졌다. 근로자들이 스스로 최저임금법 위반 사업주를 신고한 건수는 2012년 771건에서 2013년 1423건, 지난해 1685건으로 급증했다. 이런 건수는 최저임금과의 격차가 커질수록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다.

누차 지적한 대로 최저임금은 노동계의 임금 인상 수단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기득권 노동조합들의 임금을 아래서부터 밀어올려주는 장치로 악용되고 있다. 최저임금이 8.1% 인상되는 내년엔 미만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노동시장 최하층을 전멸시킬지도 모르고 영세사업자들을 무더기로 전과자로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최저임금제를 도덕적 캠페인처럼 분칠하는 자들은 사악한 자들인가, 무지한 자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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