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동인, 중국 로펌과 합병 추진…"내년 법률시장 완전개방 앞두고 경쟁력 강화"
법무법인 동인이 세계 최대 로펌인 다청-덴튼스와 합병 등의 업무 제휴를 추진 중이다. 법률시장 완전개방(유럽연합은 내년 7월, 미국은 2017년 3월)을 코앞에 둔 시점에 국내외 로펌 간 ‘짝짓기’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국내 법률시장의 세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철 동인 대표(사진)는 16일 “내년 법률시장 완전개방을 앞두고 동인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오랫동안 고민했다”며 “최근 양국 간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최대 로펌과 적극적인 업무 제휴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동인은 창립 10년 만인 지난해 변호사 100명을 넘어섰으며 현재 국내 변호사(120명) 기준으로 10위권이다. 법원과 검찰의 고위직 출신이 많은 송무 위주 로펌이다. 1992년 설립 당시 20여명으로 출발해 짧은 기간에 등록 변호사 3300여명에 43개 분사무소를 둔 중국 최대 로펌으로 급성장한 다청 역시 송무 중심인 점 등이 동인과 닮아 양측이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다.

양측의 제휴 방식은 합병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와 마케팅은 공동으로 하면서도 독립된 법인사무실에 수익과 보상도 따로 계산하는 버라인(verein)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청은 올초 스위스 제네바에 본점을 둔 덴튼스와 이런 구조로 합병해 세계 50여개국에 지사를 보유하고 6500여명의 변호사를 거느린 세계 최대 로펌이 됐다. 글로벌 톱20 로펌 중 베이커앤드매켄지, DLA파이퍼 등 7개가 버라인 구조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제휴는 상당히 진척됐다. 작년 11월 다청 본점이 있는 베이징사무소 형사팀 15명이 동인을 방문했으며,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베이징사무소를 답방 형식으로 방문했다. 다청에 파견근무하는 김기열 변호사를 통해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송무를 위임받아 처리 중이다.

지금까지 국내 로펌의 해외 진출은 주로 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식이었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확장세가 제자리를 맴돌았다. 동인의 새로운 해외 진출 방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