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공표죄 2009년에는 합헌 결정
당선무효 후 선거보전비 미납사례도 많아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자신의 발목을 잡은 법 조항을 헌법재판소로 가져가기로 했다.

앞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과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법원 판결 선고 이후 헌재의 문을 두드렸다.

◇ 허위사실 공표죄 2009년에는 만장일치 합헌
조희연 교육감은 선고 다음날인 24일 간부회의에서 "공직선거법 250조 2항의 허위사실공표죄는 OECD 가입 국가에는 거의 없다"며 "선거운동 기간 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에 헌법 소원을 내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2심 재판부가 정해지는 대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먼저 하고 여의치 않으면 헌법소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2심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받아들이면 재판 절차는 헌재 결정이 나올때 까지 중지된다.

이 때문에 헌법소원 자체가 형 확정까지 '시간끌기' 전략이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교육감이 문제로 삼는 조항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유죄 판단이 내려지면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만원보다 무거운 형을 받게된다.

이같은 이유로 18대 국회의원이었던 이무영 전 의원도 이 조항의 벌금형 하한이 지나치게 높다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재는 2009년 9월에는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헌재는 허위사실 공표죄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법정형을 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 곽노현·이광재도 선고 후 헌재행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곽 전 교육감은 2011년 9월 공직선거법상 사후매수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거 당시 같은 진보진영 후보로 출마했던 박명기 전 서울교대 교수에게 후보 단일화 대가로 2억원을 건넨 혐의였다.

곽 전 교육감은 재판 도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했다가 기각되자 1심 선고 후 8일 만에 헌법소원을 냈다.

그러나 대법원이 2012년 9월 징역 1년 확정판결을 내리면서 교육감직을 잃었고, 마지막 기대를 걸었던 헌재도 2012년 12월 사후매수죄를 합헌 결정했다.

이 전 지사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도지사에 당선됐다.

그러나 당선 직후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도지사 취임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되자 관련 지방자치법 조항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당시 지방자치법에서는 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형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라도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 전 지사는 헌재가 2010년 9월 이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잠시 직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2011년 1월 대법원의 징역형 확정판결로 결국 도지사직을 내려놨다.

◇ 당선무효형 확정 후에도 선거보전비는 미납
조 교육감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 확정 판결을 받으면 33억여원의 선거비용 보전금도 반환해야 하는 문제도 남는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되면 선거비용을 보전해주지만 선거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러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 받았던 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그러나 앞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던 교육감들의 경우 선거비를 제대로 반환하지 않고 있다.

곽 전 교육감의 경우 35억원 가량을 반환해야 하지만 1천292만원만 납부했고, 공정택 전 교육감의 경우 28억원 가량을 내야 하지만 지금까지 5천613만원 밖에 내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총선 때부터 올 3월까지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 교육감 선거 등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하는 사람은 238명이지만 이 가운데 162명만 국가에 돈을 반납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