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한민국 고졸 인재 잡 콘서트’ 이틀째인 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행사장에서 참가 학생들이 KB국민은행 부스에 모여 취업 상담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2015 대한민국 고졸 인재 잡 콘서트’ 이틀째인 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행사장에서 참가 학생들이 KB국민은행 부스에 모여 취업 상담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고졸 인재를 위한 국내 최대 규모 채용박람회인 ‘2015 대한민국 고졸 인재 잡 콘서트’에서 890명이 실무면접을 통과해 취업에 한발 더 다가섰다. 꿈과 끼로 무장한 마이스터고·특성화고 학생들은 면접에서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경제신문과 교육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공동 주최로 26일까지 이틀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고졸 인재 잡 콘서트’에서 SPC그룹 등 36개 기업은 현장 면접을 통해 890명의 채용 후보자를 선발했다. 기업들은 임원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현장 면접서 능력 발휘

고졸 인재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해 현장에서 바로 채용을 확정한 업체도 있었다. 금형가공업체 아이펙의 김창희 전략사업팀 이사는 이번 행사에서 이유은 양(경기국제통상고3)을 비롯한 4명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자인 직군에서 일하고 싶어한 이양은 스스로를 ‘진흙 속의 진주’로 표현하는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이사는 “자신의 특화된 분야를 잘 표현하는 소개서와 면접에서 성장 가능성을 엿봤다”며 “다음주 중 회사로 불러 채용 의사를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토종 베이커리로 유명한 김영모과자점은 잡 콘서트를 통해 판매와 생산 쪽 인력을 10명씩 채용하기로 했다. 이틀간 200명이 넘는 학생이 부스를 다녀갔고 그중 30명이 1차 합격했다. 이 회사는 합격자를 대상으로 다음주 중 심층면접을 한 뒤 채용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김영모과자점에 지원한 박문조 양(경화여자잉글리쉬비즈니스고3)은 “파티시에를 목표로 제과·제빵기능사 등 관련 자격증을 따며 경쟁력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사무가구 업체 코아스 역시 현장 채용에서 성과를 냈다. 정승철 코아스 인사담당 과장은 “고졸 인재는 일찌감치 실무 감각을 익혀왔기 때문에 현장에 투입했을 때 적응력이 좋다”며 “마침 채용하고 싶은 인재가 있어 내부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2015 대한민국 고졸 인재 Job Concert] 890명 현장면접 통과…'능력중심 사회' 앞당기는 당찬 인재들
“전문성 자신있다”

잡 콘서트에 참가한 고교 인재들은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에서는 대졸자 못지않게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금융권에 지원하는 김민나 양(광주여자상업고3)은 “고교 진학 때부터 은행, 금융 관련 기업 입사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공부했다”며 “교내 금융반에서 실무 지식을 배우고 관련 자격증을 따며 노력한 만큼 업무이해 능력도 대졸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범 군(경기영상과학고3)은 서너 달을 고민하며 썼다는 자기소개서를 보여주면서 “고1 때부터 행정 분야를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해왔다”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투자를 많이 했는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계 사무직을 꿈꾸는 김형욱 군(경기물류고3)도 “올해 안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전산회계, EPR정보관리사 등 직무 관련 자격증 9개를 취득했다”며 “전문성을 무기로 취업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준비된 지원자를 만난 기업 관계자들은 고졸 인재의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성길 산업은행 인사과 과장은 “고졸인지 대졸인지 학벌을 따지기보다는 직무능력을 보려 한다”고 말했다.

고졸 취업 선배들도 행사장을 찾아 후배를 격려했다. 지난해 산업은행에 입사한 신윤경 씨는 잡 콘서트 현장에서 후배들을 직접 맞이하며 상담을 했다. 신씨는 “학력과 학벌에 위축되지 말고 자신의 경험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입사 의지를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은/박병종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