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병원의 중동 진출, 쿠웨이트를 주목하라"
“쿠웨이트만큼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가 없을 겁니다.”

신부남 쿠웨이트 주재 한국 대사(57·사진)는 지난달 28일 “한국의 병원들은 아랍에미리트(UAE)나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쿠웨이트를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사는 “쿠웨이트 정부는 자국민이 해외 병원에 가면 치료비뿐 아니라 쿠웨이트에서 따라온 간병인의 항공비와 체류비까지 지원해준다”며 “사우디나 UAE보다 훨씬 파격적인 조건이어서 한국 의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쿠웨이트 국민은 저녁식사를 오후 9시 이후에 먹는데 과식해 소화기관이나 치아 상태가 좋지 않다”며 “한국의 외과나 치과로 갈 수 있는 시스템만 만들면 연간 수천명의 쿠웨이트인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20세 이하 인구가 절반 이상인 데다 다른 중동 국가보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보장돼 한국의 성형외과도 잘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쿠웨이트에서 한국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쿠웨이트 국영 유조선 회사가 보유한 30척 중 26척이 한국 선박이며 쿠웨이트 정부가 제2의 두바이로 키우려는 ‘실크시티’를 잇는 연륙교를 현대건설이 짓고 있다. 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쿠웨이트 고속철 건설 자문을 맡고 있고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쿠웨이트국제공항에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신 대사는 이어 “정부가 올해를 중동 외교의 원년으로 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의미있는 시기에 쿠웨이트를 방문해 앞으로 한국 병원을 비롯해 여러 업체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2월 25일과 26일은 쿠웨이트가 각각 영국과 이라크의 입김에서 벗어난 독립기념일과 해방기념일이었다. 이슬람교의 휴일인 금요일(27일)과 토요일을 쉰 쿠웨이트 국왕의 첫 공식 일정이 박 대통령과의 만남이다. 박 대통령 역시 한국의 독립운동을 기념한 3·1절 행사를 끝내고 2일 쿠웨이트 국왕과 만난다.

쿠웨이트=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