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로 가다 실종된 에어아시아 소속 QZ8501 여객기가 너무 느린 속도로 비행하다 실속(失速) 현상 때문에 추락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속 현상은 비행기를 띄우는 양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를 일컫는다.

호주 항공전문가 제프리 토머스는 29일 호주 A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QZ8501기가 폭풍우를 피하려고 고도를 상승시켰으나 비행 속도가 너무 느려 실속 현상에 빠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머스는 레이더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QZ8501기는 고도 3만 6000 피트(1만972m)에서 353노트 속도로 상승하고 있었다"면서 "이는 (원래 냈어야 할 속도보다) 100노트가량 느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머스는 이어 "A320기처럼 정교한 항공기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이번에는 험한 기상 여건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며 "QZ8501기가 매우 강한 상승기류 같은 것을 만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그 고도에서는 공기 밀도가 낮아 비행기가 너무 느리게 날면 날개가 충분히 양력을 받지 못해 공기역학적 실속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사고기가 폭풍우를 제때 피하지 못한 것은 레이더 문제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A320에 장착된 레이더는 최신 제품이 아니어서 뇌우가 칠 때에는 종종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번에도 조종사가 레이더만 믿고 폭풍우의 심각성을 간과했을 수 있다고 토머스는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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