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개입 문건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정윤회(59)씨를 불러 강도높게 조사한 뒤 11일 새벽 귀가시켰다.

전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에 출석한 정씨는 15시간40분가량 조사받고 이날 오전 1시43분께 조사실을 나왔다.

정씨는 "불장난의 배후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박관천 경정은 계속 타이핑만 했다고 주장하느냐"는 질문에 "수사결과를 지켜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윗선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에쿠스 승용차에 타고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정씨는 국정개입 의혹을 보도한 세계일보 기자들에 대한 고소인이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농단 의혹을 제기하며 그를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이날 조사는 정씨와 청와대 비서진의 비밀회동 여부에 집중됐다.

검찰은 세계일보 보도와 청와대 동향보고 문건에 등장하는 '십상시' 모임의 진위에 대한 정씨의 입장을 들었다.

정씨는 "청와대 비서진과 정기적으로 모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연락을 끊고 지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에는 '정윤회씨 동향보고'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48) 경정과 대질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박 경정이 상부의 지시를 받고 문건을 작성했다는 정씨 주장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필요하면 정씨를 한두 차례 더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이 이른바 '국정농단' 고발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하면 정씨는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받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서혜림 기자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