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비전문가들이 간부 맡아 안전운항에는 무관심"
'허울뿐인 이사' 주장하며 상사·부하직원에 책임 떠넘겨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안모(60) 해무이사는 24일 "경영진은 선박 안전 운항에 대한 염려 없이 매출에만 집착했다"고 진술했다.

안 이사는 이날 광주지법 형사 13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 화물 하역업체 우련통운 관계자 등 11명에 대한 17회 공판에서 상사나 부하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상무부터 비전문가로 바뀌고, 이후 세대교체와 순환근무를 이유로 인사 발령이 단행되는 과정에서 팀장 이상 간부직을 선박 비전문가들이 차지하게 됐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해양대를 졸업한 부장이 여수로 발령난 뒤 본사에서 선박 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은 자신뿐이었다고 그는 진술했다.

안 이사는 인사이동 후 회사 운영과정에서 경영진은 오로지 매출에만 집착했고, 선박 안전운항을 염려한 간부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한식 사장도 운항관리에 대한 책임감이 없었느냐"고 변호사가 묻자 그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운항 안전을 위해 선원과 소통하려고 회의를 했고 상무에게도 안전 조치를 요구했다고 발뺌하는 인상을 풍겼다.

그는 직급은 이사지만 직책은 공무감독이라서 권한이 크지 않았고 입사가 오래돼 승진했으나 경영에서도 배제되고 선박 수리나 매매업무만 맡았다고 주장했다.

안 이사는 세월호의 안전관리자도 부하 직원인 해무팀장이라고 주장해 해무팀장의 변호인과 공방을 벌였다.

답변 과정에서 "불리한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작아진다.

또렷하게 진술하라"는 재판장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