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현지시간) 종신형도 사형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국제형법학회(IAPL) 대표단을 접견하고 이탈리아어로 연설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신자들에게 종신형에 대해서도 사형처럼 강력하게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기독교인과 선량한 사람들은 오늘날 합법 여부를 떠나 모든 형태의 사형제 폐지 뿐 아니라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들의 존엄성을 존중하기 위해 수감 여건 개선을 위해 싸우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면서 "내게는 이것이 종신형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형법도 최근 종신형을 폐지했다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감춰진 사형(hidden death sentence)"이라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같은 약으로 다른 질병들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는 식으로 공개 처벌로 다양한 사회 문제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최근 수십년간 확산했다"면서 여러 국가에서 양형이 지나치게 엄격해진다고 우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9·11테러 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현지에서 체포한 테러용의자들을 비밀리에 제3국으로 이송해 강압적으로 심문하는 관행인 '범인 인도'(rendition)를 "불법"이라고 비판하고 국제사회에 대해 이를 중단할 것도 아울러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의 존엄성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원칙을 확고히 인정할 경우에만 자기 영토에서 용의자들을 납치해 고문센터로 이송하도록 허용하는 악폐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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