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社內변호사가 찾는 변호사'에 오현주·최정환·노경식·조정민
사내변호사들은 외부 로펌에 일을 맡길 때 어떤 변호사들을 찾아갈까.

166명 사내변호사에게 사건(자문) 의뢰 경험에 비춰 ‘추천하고 싶은 변호사’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광장의 오현주 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광장의 최정환 변호사(18기), 김앤장의 노경식 변호사(19기), 태평양의 조정민 변호사(25기)가 그 뒤를 이어 ‘변호사가 찾는 변호사’로 꼽혔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신문기자와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사내변호사를 지낸 오현주 변호사는 파생상품의 구조설계,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통화스와프 거래 대리 등 자본시장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온 금융전문 변호사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광고심사협의회 위원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도 겸하고 있다. 사내변호사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친구처럼 편한 변호사’. 대기업의 한 사내변호사는 “오 변호사에게 자문하면 전체적인 그림뿐만 아니라 세세한 부분까지 잘 알려줘 사내변호사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최정환 변호사는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회장을 지내는 등 한때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변호사로 이름을 떨쳤지만 기업자문 분야 베테랑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사내변호사들에게 인기를 얻은 비결은 다른 데 있었다. 바로 국제적인 네트워크다. 그는 14년째 세계한인변호사회(IAKL) 사무총장을 지내는 동안 19개국에 흩어져 있는 동포 변호사들과 다양한 인연을 맺었다. 이들이 국내외 기업의 사내변호사로 채용돼 활동하면서 해외 투자 관련 자문을 최 변호사에게 맡기고 있는 것. 최 변호사는 “한인 동포 변호사들이 국내 기업의 해외업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경식 변호사와 조정민 변호사는 헬스케어 분야 자문과 소송이 주전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실력’으로 사내변호사들의 마음을 산 경우다. 서울지방법원 등에서 9년간 판사로 재직한 노 변호사는 2002년 김앤장에 합류했다. 노 변호사는 약가소송 분야를 개척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최초로 제기된 보험약가 소송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약가고시의 처분성과 제약회사의 원고적격을 인정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20여건의 약가 관련 소송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건강보험, 보험약가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태평양에서 헬스케어팀장을 맡고 있는 조정민 변호사는 지난 8월 대만 증권회사의 동양증권 인수를 자문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과 부동산, 외국인 투자 등이 주전공이다. 1999년 태평양에 입사했으며, 고객의 70%가 외국 회사일 정도로 국제거래 업무에도 정통하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