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화물 선적을 담당하는 청해진해운 물류팀 직원은 27일 "출항 시간이 임박해 승용차들을 대충 실었다"고 말했다.

물류팀 직원 김모(45)씨는 27일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안개 때문에 (출항이 지연돼) 4.5t 이상 화물차들이 다른 항로로 가고, 세월호 적재 공간에 여유가 있었다"며 빈자리를 승용차로 채운 사실을 전했다.

김씨는 "승용차들을 열에 맞춰서 싣지 않고 출항 시간에 맞춰 대충 실어 배를 가득 채웠다"며 "고박도 솔직히 많이 안 됐다"고 시인했다.

방청석에 앉은 희생자 가족들은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치기도 했다.

체인 등 고박장치를 하지 않고 시간 관계상 일부 차량 바퀴 쪽에 나무로 만든 쐐기만 놔뒀다고 그는 증언했다.

지난 4월 15일 안개 때문에 출항이 통제됐다가 해제된 뒤 오후 8시 20분부터 9시까지 서둘러 출항을 준비하면서 사실상 고정작업을 하지 않고 선적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화물 선적 실무자이면서도 평소 과적 문제를 인식했느냐는 질문에 "과적보다도 선박균형의 문제로만 알았다"고 잡아떼기도 했다.

위증에 대한 재판장의 경고와 검사의 추궁을 받고서야 "조금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화물 선적을 독려하는 회사 분위기는 언제부터 있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김씨는 "오하마나호 도입 후 제주-인천에 두 척 다니던 것이 한 척으로 줄면서 화물을 다 수용할 수 없다보니 그때부터 많이 선적한 것 같다"며 "시기적으로는 2003년부터"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