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윤 냈으면 세금 내야"
정유사들이 감사원의 석유수입부과금 환수조치가 부당하다며 한국석유공사를 상대로 낸 수백억원대 소송의 항소심에서 졌다. 다른 정유사들이 제기한 소송까지 합하면 소송 액수는 약 1000억원에 달해 정유사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곽종훈)는 20일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이 한국석유공사를 상대로 약 547억원의 석유수입부과금 환수조치가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고 밝혔다.

석유수입부과금은 정부의 에너지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원유 및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정제업자, 판매업자 등에 매기는 세금이다. 다만 석유를 일정한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징수한 부과금을 환급할 수 있게 했다.

감사원은 2008년 3월 “정유사들이 2001년부터 2008년 초까지 석유제품 생산에 소요된 원재료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1342억원의 석유수입부과금을 과다하게 환급받았다”며 과세 시효가 지나지 않은 995억원을 한국석유공사가 환수하게 했다. 정유사들이 원유 정제 후 남은 폐가스를 가공해 만든 연료가스를 별도의 부산물로 보지 않고 버리는 것으로 처리해 부당하게 과다한 액수를 환급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유사들은 “부산물에 대한 부담금 관세환급 여부는 법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자율적으로 처리해왔다”며 “특히 연료가스는 기존에 그냥 버렸던 것으로 이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정유사가 승소했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연료가스가 당연히 버리는 것에 해당한다거나 이를 부산물로 취급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한국석유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정유사가 원유정제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연료가스를 실제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부산물로 활용하는 이상 과세하는 것이 맞다”고 판결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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