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자회사인 서비스탑에 근무하는 최선미 씨(앞쪽)가 고객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대전=백승현 기자
SK텔레콤 자회사인 서비스탑에 근무하는 최선미 씨(앞쪽)가 고객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대전=백승현 기자
“열 번 떨어지고 열한 번째 입사한 회사인데 육아 문제로 그만둘 뻔했어요.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생기지 않았더라면….” SK텔레콤의 고객서비스 자회사인 서비스탑 중부2고객센터에 근무하는 김지연 씨(33)는 지난해 회사가 도입한 ‘반일 근로제도’가 고맙기 그지없다.

김씨는 2006년 열한 번의 도전 끝에 SK텔레콤 고객센터에 입사했다. 2010년 결혼하고, 2011년에는 고객상담센터 상담실장으로 승진과 동시에 임신소식까지 ‘겹경사’가 있었다. 보람있는 직장 생활이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혔다. 2012년 출산휴가로 휴직하고 집 안에만 있다보니 산후우울증이 왔고, 아이는 아토피 진단까지 받았다. 육아휴직을 신청해 아이를 돌보다 2013년 복직했다.

하지만 풀타임으로 근무하며 육아와 직장을 힘들게 병행하던 중 또 한번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두살배기 딸아이가 심한 분리불안 증세로 자해를 하기 시작했다. 직장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퇴사를 결심하고 사직서를 내려는데 회사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육아 문제로 하루 4시간씩 주20시간만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오전 11시30분에 출근해 오후 3시30분까지 근무하는 조건이었다. 급여는 근무시간에 비례해 지급받고 휴가나 상여금, 복지혜택은 그대로라는 것이었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최선미 씨(32)도 비슷한 경우다. 2005년 입사해 2012년 출산·육아휴직을 하고 2013년 복직했지만, 아이를 맡아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풀타임 근무를 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상담실장이란 자리는 언젠가 다시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은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썼지만, 이즈음 회사에서 만든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그를 기쁘게 했다.

서비스탑은 2010년 SK텔레콤 본사에서 분리돼 고객서비스 자회사로 출범했다. 중부2고객센터에 근무하는 직원은 모두 320명. 이 중 22명이 시간선택제 근로자다. 현재 6명이 추가 채용돼 교육과정에 있다.

이 회사가 시간선택제 근로제를 도입한 이유는 풀타임 근로자들의 점심시간에 몰려드는 고객상담 전화를 응대하기 위해서다. 김연희 운영3그룹장은 “다른 직종에 비해 업무 인수인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고객센터 같은 곳이 시간선택제 근무를 하기에 적합하다”며 “점심시간대에 집중 근무를 함으로써 해당 직원들은 물론 전화 대기시간이 짧아지면서 고객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전=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