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7

“과분한 영예의 시간을 마감하면서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전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인 ‘영원한 캡틴’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이 22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부친 박성종 JS파운데이션 상임이사와 함께 서울 정동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최신원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SKC회장)에게 성금 1억원을 전달했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도 가입했다. 박 이사장은 “무명의 신인에서 국가대표로, 프리미어리거로 그라운드를 힘껏 달릴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이 보내준 크나큰 성원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눔은 모두의 행복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나눠주면 누군가는 받고,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줄 것”이라며 “그러면 모든 사람이 나눔 속에서 행복해질 것 같다”고 했다. “기부금이 누구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특정인에게 전달되기보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닿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 “기부에 관해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가) 어떤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해준 말이 없다”며 웃었다.

지난 5월 은퇴를 공식 발표한 그는 오는 2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팀 박지성’의 일원으로 K리그 올스타팀과 은퇴경기를 치른다.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팀 박지성의 사령탑을 맡아 애제자의 마지막 그라운드를 함께한다. 박 이사장은 이어 27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김 전 아나운서와 화촉을 밝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박 이사장은 수원 세류초, 안용중, 수원공고를 거쳐 1999년 명지대에 입학했다. 2000년부터 11년 동안 국가대표를 지냈으며 교토퍼플상가(2000~2002년), PSV에인트호번(2002~2005년, 2013~2014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5~2012년), 퀸스파크 레인저스(2012~2013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이었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주장을 맡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견인했다. 그는 2010년 수원에 유소년축구센터를 세웠다. 또 같은 해 12월 자선재단 JS파운데이션을 설립해 축구환경이 열악한 국내외 단체와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는 2007년 12월 결성됐으며 박 이사장은 이날 555호 회원으로 합류했다. 아너소사이어티 총대표인 최신원 회장은 “나눔 국가대표로서 박 이사장의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이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